[류한준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여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도로공사는 20일 IBK 기업은행과 GS 칼텍스에서 각각 FA로 풀린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로공사는 "세터와 센터 포지션 보강은 물론 경험이 많은 두 선수의 영입으로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 영입에는 서남원 감독의 요청이 컸다.
이효희와 정대영은 각각 2012-13시즌과 2013-14시즌 소속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또한 대표팀 소속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다. 리베로 김해란을 제외하면 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도로공사는 이번 FA 영입으로 '관록'까지 더했다.
서남원 감독은 이날 '조이뉴스24'와 전화 통화에서 "가장 먼저 영입을 하려 했던 선수는 정대영"이라고 했다. 도로공사는 센터 영입이 반드시 필요했다. 플레잉코치로 뛰던 장소연이 지난 3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그래서 센터쪽 전력 보강이 시급했다"고 밝혀 정대영 영입의 배경을 알렸다.
여기에 이효희까지 합류시켰다. 도로공사는 2013-14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이재은과 센터 이보람을 KGC 인삼공사로 보내고 대신 신인 지명권을 확보하고 세터 차희선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는 차희선과 최윤옥 두 명의 세터로 시즌을 치렀는데 2%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효희의 가세로 세터쪽 전력까지 보강하면서 도로공사는 단숨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됐다. 도로공사는 V리그에 참가한 여자팀 중에서 아직까지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 도로공사는 김해란을 비롯해 한송이(GS 칼텍스)와 김사니(로코모티브 바쿠) 등이 주축으로 뛰었던 프로원년 2005 겨울리그에서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당시 도로공사는 김형실 감독이 이끌고 있던 KT&G(현 KGC 인삼공사)에게 1승 3패로 밀렸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GS 칼텍스와 준우승 팀 IBK 기업은행은 핵심전력이 빠져나가 비상이 걸렸다. 서 감독은 "두 선수의 영입으로 약점을 보완했는데 만족한다"며 "그러나 부담도 늘어난 셈"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팀에서 원하는 성적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제 남은 일은 보상선수와 외국인선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팀 공격을 책임졌던 니콜(미국)과는 어느 정도 재계약에 대한 합의를 끝낸 상황이다.
서 감독은 "다른 외국인선수들에 대해서도 알아봤다"며 "그러나 금액이 예전과 견줘 많이 오른 상황이라 쉽지 않다. 그리고 니콜도 팀에서 더 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니콜과 재계약 문제는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마무리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도로공사가 이효희와 정대영을 영입해 여자부 FA 시장은 보상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당장 IBK 기업은행과 GS 칼텍스는 도로공사가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하게 될 보호선수 명단을 꼼꼼이 살펴야 한다. 도로공사도 어떤 선수를 보호선수 명단에 넣어야 할 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FA 2라운드가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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