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작은 뇌물이죠."
LG 트윈스의 우규민(29)은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경우 불펜 투수들에게 복권, '로또'를 선물하고 있다. 자신의 뒤에서 승리를 지켜준 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다.
우규민은 쑥스러운 듯 '뇌물'이라고 표현했다. '다음 등판 때도 잘 부탁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첫 승을 거뒀던 지난 4일 두산전에서는 임정우, 정현욱이 선물을 받았다. 2승째를 수확한 10일 넥센전을 마치고는 유원상과 정찬헌, 봉중근이 선물을 받는 주인공이 됐다.
로또 선물은 우규민이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우규민은 "작년부터 내 뒤에 나와 던져주는 투수들에게 뭔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 시작했다"며 "나도 불펜 투수를 해봐서 어려움을 잘 안다. 주면서도 기분이 좋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기는 마찬가지. 우규민에게 선물을 받은 임정우는 "당첨이 되면 70%는 내가 갖고 30%는 규민이 형에게 주기로 했다"며 배시시 웃었다. 정찬헌도 당첨을 기대하며 미소를 띄웠다. 우규민은 그런 정찬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랜만의 홀드 축하한다"고 말했다. 정찬헌은 10일 넥센전에서 2009년 이후 무려 5년만에 홀드를 추가했다.
우규민은 "뭔가 행운을 전하는 느낌"이라며 "작은 선물이지만 주는 입장에서도, 받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동료들이 '규민이 형, 규민이가 나오는 경기에 열심히 던져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일종의 작은 뇌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로또를 선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규민은 투수조에서 고참들과 어린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선배들에게는 깍듯하고, 후배들은 살뜰히 챙기며 팀 내 인기가 높은 편이다. 특히 어린 후배들이 우규민을 잘 따른다. 작지만 마음을 담은 선물인 우규민의 로또는 팀워크를 다지는 하나의 작은 촉매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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