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부상은 누구나 피하고 싶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은 가장 무서운 적이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게도 선수들의 부상은 머리 아픈 일이었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선수 구성에 있어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필이면 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해당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3일 귀국했다. 2주 진단을 받았지만 회복 기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선덜랜드)은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으로 지난 4월 말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역시 국내로 조기 복귀했다. 박종우와 기성용은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콤비를 이뤘던 사이였다. 특히 기성용은 대표팀 중앙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졌다.
박주영(왓포드)은 봉와직염으로 역시 조귀 귀국해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재활에 집중했고, 구자철(마인츠05)도 허리 통증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동원은 지난 3월 근육 부상을 당한 뒤 복귀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나 곽태휘(알 힐랄)도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지만 박주호(마인츠)도 발가락 염증 부상을 당했다. 회복 상태가 10% 모자라 홍 감독의 손길에서 멀어졌다.
선수들의 몸상태가 제각각이라는 점은 홍 감독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지난 4월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를 이원화해 영국, 독일 등으로 보내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했고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중국, 일본 등을 오가며 선수들의 상태를 꾸준히 확인한 것이 부상 선수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홍 감독은 단계적으로 선수들의 몸상태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월드컵대표팀은 12일 소집하지만 실질적인 전술 훈련 등은 21일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는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정상궤도로 컨디션이 오르면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홍 감독은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 전에는 선수들의 전체적 컨디션을 고려해 얼마만큼 많은 선수가 비슷한 상태로 훈련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때쯤이면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며 무리하게 훈련 강도를 높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일부 부상자가 조기 귀국해 몸을 만드는 것은 대표팀 입장에서는 고마워할 일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귀국을 종용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해당 구단과 선수 간의 일이다"라며 오로지 개인의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축구대표팀 고위 관계자도 "선수들이 속한 구단의 정보를 대표팀 주치의와 통합해 살펴 확인하고 있다. 홍 감독이 원하는 본 궤도는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 직전까지는 오르지 않을까 싶다"라며 단계별 맞춤 훈련 등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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