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캡틴' 홍성흔(38)이 자신의 실수를 딸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홍성흔은 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0-10으로 뒤지던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골라냈다.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 이미 경기가 기운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이어진 양의지의 중견수 플라이 때 거침없이 2루로 내달리다 아웃당한 것.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이었다. 홍성흔은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을 물었다.
다음날인 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홍성흔은 자신의 황당한 주루사에 귀여운 변명을 내놨다. KBS 주말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열연 중인 딸 화리 양 이야기가 나오자 "그 드라마 본방 사수 하려고 죽은 거 아니냐"며 "경기가 길어져서 못 볼 것 같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넉살 좋게 전날 상황을 농담으로 풀어나가던 홍성흔은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주장이 실수를 했다"며 부끄러워한 뒤 "벌금도 세게 물었다"고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내비쳤다.
딸과의 대화도 소개했다. 경기 후 집에서 만난 화리 양이 기사를 보고선 "아빠 뭐 잘못했어?"라고 물었다고. 이에 홍성흔은 "응, 아빠가 실수했어. 아웃카운트를 착각했어"라고 답하자 화리 양은 다시 "잘못한 거 맞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속이 편할 리 없는 실수를 떠올리면서도 홍성흔은 딸 이야기에는 만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홍성흔은 "화리 기사 댓글을 보면 '너는 잘하는데 너네 아빠가 못한다'는 내용이 많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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