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두산 베어스가 한 번 얻은 찬스를 확실하게 살리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품에 안았다. 두산은 3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어린이날 연휴 3연전 첫 경기에서 선발 유희관의 역투와 호르헤 칸투의 역전 투런홈런 등에 힘입어 8-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시즌 14승(12패), LG는 18패(7승)째를 각각 기록했다.
7회에 승부의 물줄기가 뒤집혔다. LG 선발 류제국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타석에 들어선 18타자가 모두 아웃된 두산은 7회초 공격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1사 뒤 2번 오재원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퍼펙트 게임이 중단되면서 갑자기 흔들린 류제국을 상대로 김현수는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후속 칸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역전 투런홈런을 날렸다.
이후 두산 타선은 봇물이 터졌다. 후속 홍성흔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2사 1루에서 김재호는 바뀐 투수 유원상으로부터 볼넷을 골랐고, 고영민이 우전안타로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보냈다. 2사 만루에선 정수빈이 중견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3루타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6-1.
넉넉한 리드를 안은 두산은 7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한 유희관에 이어 8회부터 윤명준을 투입해 경기를 무사히 틀어막았다. 9회초 고영민의 희생플라이와 정수빈의 적시타로 얻은 2점은 승리를 확인하는 전리품이었다. LG는 1-8로 크게 뒤진 9회말 오지환의 3루타와 박용택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5회말 선두 박용택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4승째. 반면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다 한 순간에 무너진 류제국은 첫 패의 고배를 들어야 했다.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한 두산 9번타자 정수빈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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