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이명주(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에서 또 하나의 신기록을 품었다.
이명주는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포항-성남FC와의 경기 전까지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4골6도움)를 기록하고 있었다. 개막전과 경고 누적으로 한 경기를 출전하지 못한 2경기를 제외한 정규시즌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이명주였다.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는 K리그 1부 리그 역대 4위의 기록이었다. 이미 스승인 황선홍 포항 감독과는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 감독은 선수 시절 8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연속 득점 1위, 연속 공격 포인트 공동 4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명주가 이날 성남전에서 공격 포인트 1개를 추가한다면 역대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에닝요, 까보레, 마니치 등 3명의 외국인 선수가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근호가 2부 리그(챌린지)에서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명주가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린다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1부 리그 최다 연속 공격 포인트 주인공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 역시 이명주의 신기록 달성을 기대했다. 경기 전 만난 황 감독은 "내 기록이 깨지면 좋다. 우리 팀에서, 나의 제자가 깨는 것은 더 좋다. 기록은 깨져야 한다. 성남전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이명주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됐고, 황 감독의 말대로 이명주에게 기회가 왔다. 0-1로 뒤지던 전반 34분, 포항의 이광훈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키커로 이명주가 나섰다. 황 감독이 이명주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이명주는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 섰다.
하지만 여기서 이명주의 신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이명주는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완벽한 선방이었다. 이명주는 연속 공격 포인트의 부담감이 있어서일까, 자신 있게 차지 못했다.
페널티킥 실축의 시련, 그리고 엄청난 부담감. 이명주가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극복해냈다. 이명주는 보란 듯이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신고했다. 기어코 신기록을 달성했다.
포항이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아크 왼쪽에서 이명주는 오른발로 프리킥을 올렸고, 이 공을 배슬기가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성남 골망을 흔들었다. 택배 크로스였다. 이명주의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4골7도움)가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명주는 한국 프로축구 1부 리그 사상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연속 경기 공격포인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명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이자 K리그 최초로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에 도전할 자격을 갖췄다.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 이명주, K리그에 새로운 '전설' 하나를 남기려 한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성남에 이후 두 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해 이명주는 기록을 세우고도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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