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가 끝난 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이는 이날 LG 트윈스 사령탑에서 전격 사퇴한 김기태 감독이었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다. 나이는 염 감독이 1968년생으로 김 감독과 견줘 한 살 더 많지만 두 사람은 충장중학교와 광주제일고를 함께 다녔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치고 달리며 우정을 쌓았다. 대학교와 프로에서 소속팀은 각각 고려대(염 감독)와 인하대(김 감독), 태평양 돌핀스(염 감독)와 쌍방울 레이더스(김 감독)로 달랐지만 둘은 같은 해(1991년)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LG에서 코치로 다시 만났다. 염 감독이 2012년 넥센 주루 및 작전코치로 팀을 옮길 때 김 감독은 누구보다 더 아쉬워했고 또한 격려를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염 감독에게 "너는 이해를 해달라"는 얘기를 건넸다. 시즌 초반이지만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중도에 지휘봉을 놓아야 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였다.
염 감독은 24일 롯데전을 앞두고 목동구장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친구로서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김 감독이나 LG 모두 앞으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30년지기 친구의 충격적인 감독 사퇴 소식에 마음은 편치 않다. 염 감독 역시 하루 하루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살고 있고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시진 롯데 감독도 "김기태 감독에 대한 소식은 어제 경기가 끝난 뒤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LG가 현재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김 감독의 사임 소식은 충격적"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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