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이 최근 기량 회복으로 연일 선방을 보여주고 있다.
정성룡은 1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2014 9라운드에 수원 수문장으로 나섰다. 대표팀에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울산 골키퍼 김승규와의 맞대결이라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울산의 공세가 대단했다. 전반 1분 김신욱의 묵직한 슈팅이 있었다. 정성룡은 각을 잡고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정성룡의 선방에 김승규도 화답했다. 염기훈이 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프리킥이 한 차례 바운드 되며 골문 왼쪽으로 향했고 김승규가 몸을 날려 막았다.
이후 두 명의 선방은 계속됐지만 정성룡이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9분 골지역 혼전 중 김선민의 슈팅이 몸에 맞고 나온 것을 김신욱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정성룡에게 막혔다. 이후에도 정성룡은 김민균의 슈팅을 또 다시 막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에도 정성룡의 선방은 계속됐다. 특히 39분 김민균에게 만회골을 내줘 울산이 1-2로 추격한 2분 뒤, 유준수가 회심의 헤딩슛을 하자 어렵게 선방했다. 44분 수비가 뚫려 유준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겼지만 전체적인 정성룡의 선방 능력은 상당히 좋았다.
다소 얌전한 골키퍼였던 정성룡은 예전과 달리 투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서서히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선의 중앙 수비수 듀오 헤이네르-조성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넸고 수비가 뚫리면 소리를 지르며 동료들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방어력이 좋아지고 있는 정성룡은 국가대표팀의 기준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일이다. 정성룡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볼처리 미숙으로 실점했다. 러시아전을 치르기 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에서도 실수를 저질러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누리꾼들이 '기름손'이라고 부를 정도로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수원 수비진이 안정되면서 덩달아 정성룡의 선방 능력도 살아나고 있다. 정성룡은 9라운드까지 네 번의 무실점을 하며 클린 시트 비율을 늘리고 있다. 힘을 얻으면서 심리적인 안정까지 회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식이조절까지 하는 등 철저함을 보이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정성룡이기에 그가 정상궤도를 찾는 것은 대표팀에 좋은 신호가 된다. 경쟁자 김승규를 자극시키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의 시름도 덜어줄 수 있는 활약이다. 홍 감독은 최근 박주영 감싸기 논란에 휘말려 애를 먹고 있었다. 그나마 정성룡이 골키퍼 쪽의 작은 고민을 털어내주면서 대표팀 운영은 일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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