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단언컨대 유희열은 'K팝스타3'의 신의 한 수였다.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는 13일 펼쳐진 결승 무대에서 버나드박이 샘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7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K팝스타3'의 성패를 두고는 많은 이들의 의견이 엇갈릴 것이다. 오디션 예능이 전체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미래가 기대되는 걸출한 참가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보다 폭발적인 화력이 감소했다는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악동뮤지션 등 참가자들이 음원차트 1위를 싹쓸이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권진아, 버나드박, 샘김 외에는 100위권 내에 겨우 이름을 올린 것 외에는 전멸에 가까웠다.
그러나 'K팝스타3'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유희열의 재발견'이다. 사실 유희열은 '재발견'이라는 단어를 쓰기 쑥스러울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겸 히트 프로듀서다. 다른 의미로 '소름 돋는' 가창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음악 앞에서의 유희열은 그 누구보다 진지한 프로다.
'K팝스타3'는 유희열의 트레이드 마크인 재치 넘치는 입담과 예능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국민 변태' 등의 수식어로 자칫 잊혀졌던 음악인으로서의 유희열의 면모를 강조했다. 'K팝스타3' 제작진의 영리한 신의 한 수였다.
첫방송부터 유희열은 남달랐다. 김아현이 노래를 부르기 전 잠시 숨을 고르며 기타줄을 튕기던 그 순간, 모두가 김아현의 노래만 기다렸지만 유희열은 얼굴을 찡그리며 "잠깐만요"를 외친다. 모두가 궁금해 하던 그 때 유희열은 "기타 튜닝이 잘못됐어요"라고 말하고, 김아현에게 기타줄을 튕겨보라고 한 후 "2번 줄이 잘못됐어요"라고 정확히 지적한다. 유희열이 아니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순간이다.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심사평도 이어졌다. 싱어송라이터로서, 프로듀서로서, 혹은 선배 음악인으로서 유희열이 전하는 촌철살인 심사평은 아프도록 날카롭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약이 되는 심사평이었다. "이런 가수는 홍대 인디신에 많다"는 유희열의 지적은, 유희열이 오기 전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현실 맞춤형 조언이었다.
참가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보이던 유희열의 인간미는 그를 가장 빛나게 했다. 생방송을 앞두고 자신이 오랜 시간 트레이닝한 홍정희가 탈락한 후 조언을 전하려던 유희열은 오열하며 고개를 숙였다. 오랜 시간 말을 잇지 못하던 유희열은 "노래하는 정희양의 모습과 태도가 너무 좋다. 오히려 3주간 제가 많이 배웠다. 정희양이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날 제가 피아노를 치고 있겠다 분명히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 약속은 13일 생방송에서 현실이 됐다. 참가자들과 특별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미게 된 유희열은 단번에 홍정희를 자신의 파트너로 지목했다. 유희열의 약속대로 노래하던 홍정희 옆에는 피아노를 치는 유희열이 있었다. 패티김의 '이별'을 피아노 연주로 색다르게 꾸민 무대에서 홍정희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빛났다. 유희열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로 멋진 보컬리스트로 거듭난 홍정희 옆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 그리고 선후배의 만남이었다.
'K팝스타3'는 여러 가지 성과를 낳으며 종영했다. 그리고 그 중 심사위원 유희열은 'K팝스타3'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유희열, 단언컨대 그는 'K팝스타3'의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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