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제구력과 결정구라고 봐요."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이날 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오재영을 두고 꺼낸 말이었다.
좌완 오재영은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주로 상대한다. 염 감독은 "(오)재영이는 윤성환, 장원삼(삼성)과 유형이 비슷한 투수"라며 "제구력 투수가 제구가 안된다면 당연히 힘든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오재영은 지난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당시 오재영은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4이닝 동안 9피안타(2홈런) 4실점하고 마운드를 송신영에 넘기고 내려왔다. 볼넷은 2개에 그쳤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려 두산 타선에 통타당했다.
염 감독은 "4사구는 적었지만 첫 등판 때는 제구가 잘 안됐다"고 아쉬웠던 점을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는 그런 모습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염 감독은 "우리나 상대팀 모두 1. 2선발이 맞붙지 않기 때문에 타격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재영이가 경기 초반 제구를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염 감독이 우려했던 점이 이날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재영은 1회초 김주찬과 이범호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투구수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상대한 브랫 필부터가 문제였다. 오재영은 필을 상대로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이어 신종길과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또 다시 볼넷을 내줬다. 만루로 몰린 오재영은 안치홍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1회에만 30구를 던진 오재영은 이날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오재영은 3회초에도 이범호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1실점했다. 팀 타선이 2회와 3회 2점씩 뽑아줘 4-4로 맞서고 있던 4회초 오재영이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또 안타를 맞자 넥센 벤치는 이른 투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오재영을 내리고 이정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재영은 3이닝 동안 62구를 던지며 6피안타(1홈런) 4볼넷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들어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실패한 셈이 됐다.
이정훈도 불붙은 KIA 타선을 꺼뜨리지 못했다. 이정훈은 KIA 차일목에게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4회 1이닝에만 5피안타(1홈런) 2볼넷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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