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류현진이 최악의 피칭을 한 가운데 LA 다저스가 홈 개막전을 패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 2이닝 8실점의 부진한 피칭을 하고 조기 강판했다. 2회까지만 던졌는데도 투구수는 69개(1회 37개, 2회 32개)나 됐고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의 역대 가장 나쁜 피칭 내용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호주 개막 2차전 애리조나전 5이닝 무실점(승리투수), 31일 본토 개막전 샌디에이고전 7이닝 무실점(승패 없음)으로 연속 호투했던 류현진은 이날 홈 개막전 중책까지 맡았으나 체면을 구겼다. 시즌 3경기 등판에서 첫 패전을 안았고, 0.00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의 부진과 잇따른 수비 불안이 맞물려 처음부터 크게 뒤졌던 다저스는 중반 이후 맹추격에도 결국 4-8로 패했다. 다저스는 시즌 4승2패, 샌프란시스코는 3승1패가 됐다.
4일 휴식 후 홈 개막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보여준 쾌조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류현진의 천적 노릇을 했던 헌터 펜스를 2번에 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타선을 짜 류현진 공략에 나섰다.
1회 앙헬 파간을 삼진, 헌터 펜스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아낼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끔찍한 악몽에 빠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2사 후 산도발을 볼넷 출루시킨 것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4번타자 버스터 포지에게 2루타를 맞고 2,3루로 몰린 류현진은 마이클 모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이 와중에 푸이그의 지각사태로 시즌 첫 출전한 다저스 중견수 맷 켐프가 타구를 더듬는 실책을 범해 모스는 2루까지 갔다.
브랜든 벨트의 빗맞은 타구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가 돼 다시 한 점을 내준 류현진은 7번타자 브랜든 힉스를 1루쪽으로 높이 뜨는 평범한 플라이로 유도해냈다. 이닝이 끝나는가 했으나, 1루수 곤잘레스가 처음부터 타구의 방향을 놓쳐 헤매다 공을 잡지 못하고 2루타를 만들어주면서 류현진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류현진은 호아킨 아리아스를 고의4구로 거르고 만루에서 상대 투수인 9번타자 라이언 보겔송을 상대했다. 그런데 보겔송이 친 빗맞은 타구가 묘하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2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낙심이 컸는지 류현진은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파간에게 또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펜스의 볼넷 이후 산도발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서야 길고 길었언 첫번째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류현진은 1회에만 1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6안타 3볼넷으로 6실점했다.
2회에도 류현진의 부진은 계속됐다. 포지와 12구까지 실랑이 끝에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는데, 핸리 라미레스가 1루에 어이없는 원바운드 악송구를 하는 실책을 범했다. 이후 류현진은 투아웃을 잡고 난 다음 힉스에게 2루타, 아리아스에게 적시타를 잇따라 맞고 2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 벤치는 류현진의 구위가 더 이상 버티기에는 힘들다고 보고 3회부터 호세 도밍게스로 마운드를 교체하며 불펜을 가동했다.
다저스는 불펜진이 더 이상 실점없이 버텨내며 추격전에 나섰다. 4회말 곤잘레스와 이디어의 백투백 솔로홈런이 터져 2점을 따라붙고, 5회말에도 캠프의 1타점 2루타 등 4안타를 집중시켜 2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추격은 여기까지였고 초반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4-8로 패했다. 이 경기 안타수에서는 다저스가 10-8로 오히려 두 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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