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선수 조쉬벨(28)은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일 현재 4개의 홈런으로 단독 선두다. 당초 중장거리형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이 막 시작한 현 시점에서는 거포로서의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조쉬벨의 가치는 타석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메이저리그급 실력을 과시하며 LG의 3루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조쉬벨의 수비 실력은 SK 와이번스의 교타자 조동화(33)의 말에서 잘 나타난다.
조동화는 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둔 문학구장에서 조쉬벨의 수비에 대해 언급했다. 전날(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조쉬벨의 수비에 안타를 하나 빼앗겼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SK가 8-3으로 앞서던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조동화는 이상열의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조동화의 타구는 3루쪽 절묘한 코스로 흘렀고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아웃이었다.
조쉬벨은 육중한 몸을 이끌고 민첩하게 타구를 향해 돌진, 맨손으로 공을 잡아 그대로 1루에 강한 송구를 뿌렸다. 조쉬벨의 송구가 조동화의 발보다 빨랐다. 아웃 판정을 받은 조동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조동화는 "기습번트를 대고 처음으로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했다. 기습번트에 일가견이 있는 조동화의 자존심을 건드릴 정도로 조쉬벨의 수비가 훌륭했다는 뜻이다.
조동화는 "기습번트를 시도해 안타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90% 이상 안타가 된다"며 "그런데 어제는 안타라고 생각한 것이 아웃됐다. 달려가는 중간에 1루수가 벌써 공을 잡을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조동화는 "(조)동찬이한테도 3루 쪽으로 번트 대지 말라고 이야기 해줘야겠다"며 형제애(?)를 과시한 후 "내가 수비할 때는 거의 펜스 근처에 서 있는데도 (담장을) 넘겨버리더라"고 조쉬벨의 배팅 능력에도 감탄했다.
상대 팀 선수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조쉬벨은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특히 기대했던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조동화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의 수비력, 조쉬벨에게서 대박 외국인선수의 예감이 솔솔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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