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벨, 홈런-호수비에도 '아쉬운 폭주'

[정명의기자] 공수주 3박자 중 하나가 부족했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선수 조쉬벨(28)이 공수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조쉬벨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4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LG는 4번타자의 맹타에도 5-9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에는 조쉬벨의 책임도 컸다.

아쉬운 장면은 1회말 LG의 첫 번째 공격에서 나왔다. LG는 선두 박용택의 볼넷과 김용의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은 뒤 정성훈의 스리런 홈런이 터져나오며 3-0의 리드를 잡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쉬벨과 이병규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며 무사 1,2루 추가 득점 찬스가 계속됐다.

SK 선발 채병용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 경기 승패도 일찌감치 결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쉬벨의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가 나오며 추가 득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정의윤이 좌익수 방면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그 순간 2루에 있던 조쉬벨의 폭주가 시작됐다. 조쉬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를 거쳐 홈까지 내달렸다. 문제는 정의윤의 타구가 SK 좌익수 박재상에게 잡혔다는 것이다.

최태원 3루 주루 코치의 돌아가라는 신호도 조쉬벨을 멈추지 못했다. 조쉬벨은 마치 득점을 올리기라도 한 듯 당당히 홈을 밟았다. 하지만 덕아웃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그제서야 조쉬벨은 자신의 주루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챘다. 김기태 감독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LG는 3-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포수 조윤준의 불안한 캐칭으로 선발 리오단이 4회부터 급격한 난조에 빠진 것. 리오단이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무너진 LG는 역전 당해 5-9로 무릎을 꿇었다.

조쉬벨은 3-8로 뒤지던 6회말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리며 홈런 더비 단독 선두(4개) 자리를 지켰다. 7회초에는 조동화의 기습번트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환상적인 수비도 보여줬다. 하지만 1회말 보여준 주루 미스는 영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만약 1회말 조쉬벨의 주루 실수 없었다면 LG로서는 추가점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안타성 타구였지만 확인을 하고 뛰었어야 했다. 1사 1,2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2사 1루가 되자 한 고비를 넘긴 채병용은 빠르게 자기 페이스를 찾아나갔다. 1회말을 더 이상 실점 없이 마친 채병용은 2~5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결국 채병용은 5이닝 4실점으로 553일만의 선발승을 올렸다.

조쉬벨의 폭주가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물론 이날 LG의 패배에는 포수 조윤준의 불안한 수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조쉬벨의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 역시 패배에 한 몫을 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