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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패배에도 '김두현 효과'에 조용히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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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연계 으뜸, 다양한 전술 구사 가능하게 해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이 김두현(32)의 힘을 확인하며 향후 리그 운영에 대한 희망을 얻었다.

수원은 22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4분 고차원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19분 조지훈의 퇴장이 뼈아팠다. 조지훈은 김두현을 대신해 투입됐다가 뛴 지 3분 만에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쓴맛을 봤다.

필드플레이어가 줄어든 수원은 나름대로 잘 버텼지만 포항 문창진과 유창현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다. 이날 패배로 포항 원정 징크스를 10년째 깨지 못했고 최근 8경기에서도 1무7패로 극도의 상대전적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개막 후 앞선 두 경기에서도 수원은 공격과 수비가 단절되는 움직임이 많았다. 수비가 잘 되더라도 공격에서 풀어줘 골을 넣어야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지만 쉽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드 구성이 문제였다. 김은선-오장은으로 구성했지만 공격 전개에는 부족한 조합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포항전에서 예고대로 부상에서 돌아온 김두현 카드를 꺼냈다. 패스마스터 김두현의 존재만으로도 수원의 중원에는 힘이 느껴졌다. 서 감독은 김두현의 중원 파트너로 오장은을 내세웠다. 김두현이 앞선의 공격을 조율하고 오장은이 플랫4 수비와 한 몸이 되어 움직였다.

포항이 수원 조지훈 퇴장 전까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수원이 확실하게 지역 방어를 했기 때문이다. 김두현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볼을 뺏고 시원시원하게 좌우로 열어주는 패스를 해주며 포항 수비를 부담스럽게 했다. 정대세나 염기훈 등 공격진의 결정력이 좀 더 좋았다면 김두현의 시즌 첫 출전은 더욱 빛날을 것이다.

사실 김두현의 포항전 출전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적장인 황선홍 감독이 "우리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경험해 심리적으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부상없이 경기를 마치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걱정할 정도였다. 현역 시절 부상을 달고 살았던 황 감독이었기에 괜한 걱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두현은 지난해 3월 17일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8개월이나 재활에 매달렸다. 김두현의 부재에 수원도 힘들게 리그를 운영했고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 정도로 김두현의 수원 내 존재감은 컸다. 이번 경기 장소는 수원이 아니라 포항으로 달랐지만 부상을 당했던 팀을 복귀전에서 상대한다는 점에서 적장도 은근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김두현의 복귀는 조심스러웠다. 수원 관계자는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의 컨디션은 좋았다. 경미한 부상이 있어서 예방 차원에서 부담스러운 개막전을 넘겼고 시간을 갖고 출전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다"라며 배려가 있었음을 설명했다. 김두현이 지난 18일 고양 Hi FC와의 연습경기에서 70분을 뛰며 1골을 넣은 것을 확인한 뒤 이날 포항전 선발 카드로 꺼냈다.

서정원 감독은 포항전 패배에도 자신감을 얻었다. 서 감독은 "3경기째 접어들고 김두현이 들어오면서 경기 운영 능력과 템포를 조절하는 힘이 생겼다"라고 달라지고 있는 팀을 설명했다. 61분을 소화한 김두현에 대해서는 "후반 들어가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우리 수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교체했다"라고 전했다. 김두현이 경기를 온전히 뛸 수 있는 체력만 완성된다면 수원의 조직력에 큰 힘이 돼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포한 말이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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