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우규민이 '특급 잠수함'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다. LG의 에이스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우규민은 23일 현재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00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2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그 사이 안타 7개, 사사구 3개를 내줬다. 이닝당 출루 허용율(WHIP)은 0.89에 불과하며 피안타율은 2할3푼3리다.
우규민의 호투는 리즈의 이탈, 동료 선발 투수들의 난조 속에 더욱 돋보인다. 리즈는 부상 이후 토론토와 계약을 해버리며 떠났고, 류제국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 중이다. 새 외국인투수 리오단은 평균자책점이 2.45로 준수하지만 11이닝을 던지며 9개나 내준 볼넷이 불안하다.
지난해 일약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우규민이지만 '특급 선발'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지난해 우규민의 성적은 10승8패2홀드 평균자책점 3.91.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훌륭한 성적이었지만 평균자책점이 3점대 후반이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에이스라는 수식어와도 우규민은 크게 어울리지 않았다. 지난해 LG의 에이스는 10승13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한 리즈였다. 승수는 우규민과 같았지만 무려 202.2이닝(전체 1위)을 소화했다. 우규민은 147.1이닝을 던졌다.
리즈 다음으로 믿음을 줬던 선발투수도 사실 우규민이 아닌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은 전체 승률 1위에 오르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특히 류제국은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LG가 정규시즌 마지막 2위 자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 우규민의 위치는 리즈-류제국의 '원투펀치'에 이어 등장하는 3선발 정도였다. 우규민에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이닝 소화력. 4월14일 한화전에서는 생애 첫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7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3경기에 그쳤다. 6이닝 이상은 9번 있었다.
6월5일 두산전부터 6월23일 삼성전까지는 4경기 연속 5이닝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된 진기록도 세웠다. 당시 차명석 투수 코치는 "4경기 연속 5이닝 승리투수는 아마 세계신기록일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제자가 좀 더 긴 이닝을 던져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올 시즌 역시 우규민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출발은 좋다. 지난 2년 간은 체력테스트에서 낙방해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당당히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선수단 가운데 가장 늦게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도 "스프링캠프에 가고 싶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남다른 각오로 스프링캠프에서의 강훈련을 소화한 것이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처음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은 우규민에게 올 시즌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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