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노경은(30)은 정통파의 기본 조건을 모두 갖춘 투수다. 그는 마운드에서 타자를 윽박지르는 구위와 담력을 갖췄다. 강력한 포심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뚝 떨어지는 포크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능력은 명불허전이다.
무엇보다 그는 '워크호스'다.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나선 최근 2년간 합계 326.1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해에는 30경기서 180.1이닝을 던졌다. 등판만 하면 기본 6이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져준 셈이다. 최근 2년간 국내 토종 우완 투수 중 세 손가락 안에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그는 올해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면 3년 연속 10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을 쓰게 된다.
노경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각오를 나타내지 않았다. 그저 하던 대로 조금씩 발전하자는 게 그의 변함 없는 신조다. 그는 "승수에는 욕심이 없다. 매 등판마다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만 기록하면 만족한다. 평균자책점은 꾸준히 3점대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경은은 18일까지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12일 경산에서 열린 삼성과의 2군 경기에 선발로 나섰을 뿐 1군 경기에선 볼 수 없었다. 그저 등판일정이 맞지 않았을 뿐이지만 붙박이 선발투수로서 그의 위상을 재확인한 일화이기도 했다. 굳이 시범경기에서 많은 테스트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19일 창원 NC전에서 드디어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이날 그는 초반 잠시 리듬이 흔들렸지만 곧바로 제 페이스를 찾고 순조롭게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날 기록은 5이닝 5피안타 4볼넷 3실점. 어차피 컨디션 점검 차원이어서 기록은 큰 의미가 없었다.
1회말 2사 1,3루 상황서 에릭 테임즈에게 좌중월 적시 2루타를 허용한 뒤 2회 2사 1,2루에서도 김종오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흔들리던 노경은은 3회부터 제 모습을 되찾았다. 3회말 2사 만루서 허준을 삼진처리한 뒤 이후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91개에 스트라이크 51개의 기록.
이날 두산은 이원석과 오재일의 홈런포 등 장단 10안타로 NC 마운드를 두들기며 13-5로 크게 이겼다. 특히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4점씩 올리는 등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노경은에 이어 김수완, 허준혁, 홍상삼, 이현승, 이용찬을 줄줄이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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