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타율 2할. 거물급 타자로 꼽혔던 SK 외국인선수 스캇의 성적치고는 초라한 수준이다. 18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 2개를 더하기 전까지는 타율 1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조급함은 없다. 감독과 코치진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그의 경력을 믿고, 기다리는 단계다.
스캇의 SK 입단은 화제였다. 스캇은 2011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9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61안타 9홈런 40타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기록은 135개. 스캇은 국내에서 활동한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각각 통산 세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그런데 시범경기 성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개막전부터 꾸준히 선발 출장했지만, 한동안 안타는 9일 대전 한화전 1안타가 유일했다. 14일 목동 넥센전까지 10타수 1안타였다.
18일 KIA전에서 드디어 방망이가 제대로 돌았다. 최정의 적시타가 터져 SK가 1-4로 따라붙은 8회초 1사 1, 2루에서 스캇이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9회 2사 3루에서는 6-8로 추격하는 좌중간 쪽 적시 2루타도 보탰다. 스캇이 시범경기 6경기 만에 장타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스캇이 홈런을 친 KIA 투수는 지난해 7라운드 전체 62순위로 입단한 박준표였다. 2루타를 뽑아낸 KIA 마무리투수 어센시오 역시 9회 등판해 사구, 안타, 폭투 등을 허용하고 크게 흔들리던 상태였다. 스캇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맞아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야 한다.
그래도 과정은 순조롭다. 스캇은 시범경기를 통해 한국 투수들을 파악하고 있다. 1안타에 그쳤던 초반 5경기에서 볼넷 5개를 골라냈다. 스캇은 6경기에서 타석당 4.05개의 공을 봤다.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방망이를 휘두르는 데 급급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상대를 파악할 수 있는 시범경기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능력은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입증됐다. 한국 무대에서의 적응이 관건이다. 스캇은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시범경기에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상대 투수가 위협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스캇은 시범경기 성적 대신 상대 투수를 관찰하면서 약점을 파악하고 있다. 그와 상대한 투수들은 정면승부를 피했다. 스캇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데이터가 쌓인 쪽은 스캇이다. 스캇의 시선은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시즌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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