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정답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아직 만족스러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KIA의 외국인 야수 브렛 필 딜레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필을 꾸준히 외야수로 기용하고 있다. 필은 8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우익수로 출장했고, 9일 삼성전에는 우익수로 나섰다가 좌익수로 수비 위치를 변경했다. 1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우익수와 좌익수를 모두 맡았다.
선 감독의 밑그림은 '외야수 필'이었다. 필은 외야와 1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선 감독은 "필이 외야로 가야 한다. 1루를 고집하면 김주형과 엔트리 싸움을 해야 한다"며 필을 외야수로 테스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주형과 재활 중인 최희섭이 버티고 있는 1루는 팀내 최대 격전지다. 물론 외야도 나지완과 신종길, 김주찬, 이대형 등 쟁쟁한 자원들이 포진해 있다. 부상을 당한 김원섭도 5∼6월에는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필만 외야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나지완을 지명타자로 돌리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김주형의 좋은 타격감도 필에게 외야수를 맡기는데 영향을 끼쳤다. 김주형은 시범경기에서 9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 중이다. 김주형이 1루를 지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필은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어서 안타를 때려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텐데"라는 선 감독의 걱정에도 필은 11일 넥센전서도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2회초 1사 후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3회 2사 만루에서는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5회에는 3루수 땅볼, 7회에는 우익수 뜬공으로 발길을 돌렸다.
외야 수비 불안도 눈에 띄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유한준의 타구를 좌익수 필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안타를 만들어줬다. 이 때 2루에 있던 강지광이 홈으로 들어와 6-6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펜스 앞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필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타점으로 연결되며 점수는 6-7로 뒤집혔다. KIA는 결국 6-8로 역전패를 당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필의 외야 수비와 타격 적응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수비 기용 방안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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