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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도전자'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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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전남에 패배

[최용재기자] 도전자. 항상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도전자의 입장에서는 환희보다 시련이 더욱 많을지 모른다. 그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올 시즌 '도전자'다. 2012년 서울 감독 부임 후 서울은 항상 '도전 받는 자'였다. 서울은 항상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도전 받는 자 최용수 감독은 2012년 K리그 우승, 2013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준우승으로 도전 받는 자의 환희를 즐겼다.

그런데 2014년 최 감독은 도전자의 입장이 됐다. 데얀, 아디, 하대성 등 도전 받는 자의 위용을 만들어줬던 서울의 핵심선수들이 서울을 떠났다. 그리고 이들을 완벽히 대체할만한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지도 못했다. 최 감독이 도전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서울은 올 시즌 우승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다.

최 감독 스스로 도전자의 길을 선택했고, 도전자의 길을 즐기겠다고 했다. 올 시즌 감독 최용수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이뤄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전자 최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략은 스리백이었다. 데얀과 같은 폭발력 있는 공격수가 없기에 다양한 루트로 골을 넣겠다는 전략이다. 차두리, 김치우 등 정상급 윙백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최 감독은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열린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그 스리백을 공개했다.

시작은 좋았다. 찬사가 이어졌다. 서울은 센트럴코스트를 2-0으로 무너뜨렸다. 서울에 대한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최 감독의 스리백은 매력적이었고 위력적이었다. 최 감독의 스리백이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하지만 찬사와 기대감은 한 경기로 끝났다. 8일 열린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서울의 스리백은 처음 실패를 맛봤다. 최 감독의 스리백은 90분 내내 무기력했고, 특히 세밀하지 못했던 공격력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서울은 전남에 0-1로 패배하며 전남전 5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과 최 감독에 대한 비난이 터졌다.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도전자란 원래 이런 것이다.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인다면 도전자가 아니다. 도전자는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못하면 비난 세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또 잘하면 환호가, 또 못하면 비난이, 이런 과정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가 중요하다. 극복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도전자로 남는 것이고, 극복한다면 다시 도전 받는 자로 돌아갈 수 있다. 최 감독은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지난 시즌 개막전부터 7경기 연속 무승을 거뒀던 시련, 결국 극복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낸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전남전이 끝난 후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며 "오늘 패배가 좋은 보약이 될 것이다. 분위기를 추슬러서 연패를 당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한 경기를 가지고 올 시즌을 평가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우리팀은 좋아질 것"이라며 지금의 시련을 극복해내겠다고 자신했다.

또 인내가 필요하다. 초반 부진을 만회하려 급급하다 더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1경기 가지고 일희일비 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는 일, 시간을 가지고 인내를 품고 조금씩 경쟁력을 높이다보면 마지막 반전은 반드시 찾아오게 돼있다. 최 감독이 노리는 것도 이것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 10경기가 지난다면 서울의 폭발력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다.

K리그 클래식은 이제 1경기 치렀을 뿐이다. 도전자 최 감독과 서울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세상을 놀라게 할 시간과 경기는 충분히 남아있다.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차분히 하던 대로 준비를 잘 하면 된다.

서울은 오는 11일 베이징 궈안(중국)과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중국 원정 경기다. 이번 중국 원정에는 전남전에 빠졌던 차두리도 포함됐다. 굴곡이 항상 있는 도전자의 운명. 도전자 최용수 감독은 한 번 내려갔으니 다시 한 번 올라갈 때가 왔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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