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봄야구가 시작된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바로 시범경기가 그 무대다. 오는 8일부터 23일까지 모두 54경기가 열린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원정 2연전을 시작으로 기지개를 켠다. 롯데는 지난 시즌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올 시즌 명예 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이유다.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힌 포수 강민호를 잔류시켰고 최준석을 데려와 약점으로 꼽히던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장원준이 제대 후 복귀한 마운드에는 전력 누수도 없는 편이라 시즌 개막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시범경기 성적은 참고 자료일 뿐이지만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성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경우도 있다. 롯데가 지난해 그랬다. 시범경기에서 5위를 차지했는데 정규시즌에도 딱 그 성적을 냈다. 시범경기 동안 내내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던 타선은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의 속을 애타게 했다.
지난해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롯데는 시범경기부터 분발하는 것이 좋을런지도 모른다. 물론 정규시즌 개막 후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2012년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3승 9패로 최하위에 머무르며 2004년 이후 8년 만에 최악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았지만 정규시즌에서는 4위를 차지해 가을야구에 나갔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개인 성적을 놓고 본다면 이번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롯데 선수로는 이승화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시범경기에서 전체 타율 1위를 차지했다. 그 해 정규시즌에서도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이 늘 발목을 잡았다. 2012년에도 이승화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평범한 선수가 됐다. 역시나 부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봄에만 반짝 활약을 하지 않는 선수로 제 몫을 해낼 가능성이 높다. 팀내 좌익수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이승화는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된 가운데 착실하게 시즌 준비를 해왔다.
시범경기는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롯데는 지난 2011년 투수 브라이언 코리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시범경기에서 10이닝 1실점이라는 짠물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리는 정규시즌에서는 그저 그랬다. 25경기에서 4승 3패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 어디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던 코리는 결국 그 해 7월 크리스 부첵과 교체됐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새로 가세한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시험대에 오른다.
한편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다. 해태 타이거즈(현 KIA)가 1987년과 1993년 봄야구부터 가을야구까지 모두 신바람을 냈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1998년) 삼성 라이온즈(2002년) SK 와이번스(2007년)도 그런 기록을 남겼다. 롯데도 1992년 시범경기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차지한 적이 있다.
다른 팀 사정도 비슷하겠지만 롯데 김시진 감독도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롯데는 어느 시즌보다 포지션 경쟁이 치열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베스트 라인업과 마운드 보직을 확실하게 결정해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믿고 있던 중간계투와 마무리 자리가 흔들렸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며 순위경쟁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시행착오를 겪은 김 감독이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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