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단 이틀의 훈련만으로 박주영(29, 왓포드)은 대표팀에서 부활 찬가를 부를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그리스 아테네 도착 후 첫 훈련을 가졌다. 6일 새벽(한국시간) 그리스와의 평가전 직전까지 두 차례의 훈련만으로 조직력을 점검할 수밖에 없다. 모처럼 해외파들을 모두 불러들인 홍 감독에게는 선수들을 융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셈이다.
물론 홍 감독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지난 2010년 P급 지도자 라이선스 취득 당시 제출했던 논문 '48시간 매니지먼트'다. 대표팀의 경우 현실적으로 경기를 치르기까지 부족한 훈련 시간 속에서 최대한 빨리 장점을 극대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선발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유럽파들이 그리스에서 경기를 갖게 돼 시차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각자의 소속리그에서 이동거리도 짧아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한국에서 장거리 이동을 한 K리거들이 시차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경기력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홍 감독의 48시간 매니지먼트는 적용된다. 그 중 주목되는 선수 한 명이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1월 아스널에서 왓포드 임대 이적 후 두 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발로는 한 차례 나섰지만 슈팅 한 번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경기 출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박주영을 '최종 점검'이라는 이유로 이번 대표팀에 불렀다. 그리스전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확인하지 못하면 5월 월드컵 최종 엔트리 확정까지 기량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중계가 늘 있는 것도 아니니 박주영의 플레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그리스와 평가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박주영의 대표팀 안착은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에 중요한 포인트다. 확실한 원톱감이 없는 상황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는 등 좋은 활약을 할 경우 홍 감독의 깊어진 주름살이 펴질 수 있다. 김신욱이 있지만 장신 공격수라는 조건 때문에 상대에게 전술을 쉽게 읽힐 수 있어 다양한 공격 능력을 갖춘 박주영이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며 경쟁력을 확신시켜야 한다.
만약 그리스전에서도 박주영이 침묵하거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이는 대표팀에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여전히 원톱 부재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다른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야말로 홍 감독이 던진 승부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홍 감독은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합류시켜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월드컵 본선은 또 다르다.
박주영이 2006 독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 측면에서 당시와 현재와 비교하기 어려워 홍 감독도 무턱대고 그를 믿고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희망적이라면 그리스전에 나설 박주영 주변에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구자철(마인츠05) 등 좋은 호흡을 보여왔던 특급 도우미들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박주영이 쏟아지는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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