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편파적인 판정에 희생당하며 은메달에 머무른 '피겨여왕' 김연아(24)에 대한 논란에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 한 고위 관계자는 판정 문제가 크게 불거진 22일(이하 한국시간) "그동안 빙상연맹과 입장을 조율하느라 다소(대처가) 늦었다. 빙상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을 통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대한 판정에 문제제기를 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21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해 219.11점으로 최종 2위가 됐다. 1위는 224.59점을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차지했다.
무결점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보다 소트니코바가 더 많은 가산점을 챙기고 레벨도 높게 받은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피겨 전문가들은 물론 외신에서도 판정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고, 국내에서는 큰 효력이 없지만 대대적인 인터넷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빙상연맹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이날 경기 뒤 빙상연맹 한 관계자는 "이의를 제기하려면 선수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 그런데 김연아가 별다른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있어서 빙상연맹에서 나서기가 다소 애매하다"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이 관계자는 "김연아 측의 입장을 보고 있다. 그 이후 대한체육회와 상의해야 한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소는 옳지 않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빙상연맹의 움직임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올림픽에서의 세부 종목 경기 운영은 해당 국제 단체가 하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가 빙상연맹의 입장을 물어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부랴부랴 확인에 들어간 빙상연맹은 22일 대한체육회를 통해 '21일 친콴타 ISU회장을 만나 지난 20일(현지시간)에 치러진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대회 피겨 여자싱글 경기가 ISU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치러졌는지 확인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이에 친콴타 회장은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한극 측의 이런 요청이 단순히 경기 결과가 정당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심판 구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제소 등의 절차를 거치는 강력한 의사 표현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마치 여론에 떠밀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체육회 한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정확하게 빙상연맹에서 어떤 의견을 ISU에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저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라고 전했다.
빙상연맹의 요청에 대한 대답인지, ISU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은 13명의 심판 중에서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 모든 심판들은 ISU 회원국을 대표한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판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