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이승훈이 '오렌지 군단'의 기를 꺾고 설욕을 할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은 이번 2014 소치 올림픽에서 5천m 12위, 1만m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두 종목 모두 금, 은, 동메달을 네덜란드 오렌지 군단이 싹쓸이 해갔다. 특히 1만m는 최선을 다해 역주했으나 오렌지 군단의 '미친 경기력'에 밀려 안타깝게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이승훈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오렌지 군단에 설욕할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 바로 남자 팀 추월이다. 이승훈, 김철민, 주형준이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21일 밤부터 22일 새벽(한국시간)까지 열린 팀 추월 8강전에서 러시아를, 4강전에서 캐나다를 잇따라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팀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단체전이기에 단단한 조직력이 빛났다. 8강에서는 참가한 8팀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4강에 올랐고, 4강에서는 2010 밴쿠버 올림픽 챔피언 캐나다마저 격침시켰다. 캐나다에 2초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결승 상대는 누구일까. 운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승훈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될 마지막 상대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다. 예상했던 바다. 최강 오렌지 군단은 8강에서 프랑스를, 4강에서 폴란드를 가뿐히 넘고 결승에 안착했다. 4강에서는 폴란드를 거의 추월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네덜란드. 물론 힘든 상대다. 5천m, 1만m에서 금, 은, 동메달을 석권했고, 올 시즌 치러진 월드컵 3회 모두 우승했다. 그리고 이 종목 세계신기록 3분35초60, 올림픽 신기록 3분39초95, 모두 네덜란드가 품고 있다.
그리고 넓은 선수층은 타 국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팀 추월에서 네덜란드는 얀 블록후이센, 스벤 크라머, 코엔 베르베이 등 3명이 8강, 4강 두 경기를 소화했다. 1만m 올림픽 신기록 작성자 요리트 베르그스마는 출전도 하지 않았다. 체력을 비축해 한국과의 결승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네덜란드 선수층은 두껍다.
게다가 오렌지 군단은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도 동메달에 머무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4년 전의 아쉬움을 떨쳐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밴쿠버 당시 네덜란드는 4강전에서 미국에 패배해, 결승행이 좌절했다. 그런데 3~4위전에서 노르웨이를 상대로 3분39초9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단체전, 팀 경기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역량은 물론 네덜란드가 앞선다. 하지만 팀 추월은 조직력과 화합, 조화로 끌고가는 경기다. 이 부분에서 한국 대표팀은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최강 네덜란드와 정면 대결에서도 자신감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그 선봉에 이승훈이 나선다. 운명의 결승전은 22일 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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