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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깐깐한 쇼월터 처음부터 사로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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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김병현 이어 한국 선수와 3번째 인연…초반 '눈도장' 중요

[김형태기자] '빅리거'로 새 출발하는 윤석민(28)이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했다. 볼티모어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자료를 보내 윤석민과 3년계약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볼티모어는 19일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구단 스프링트레이닝 컴플렉스에서 공식 입단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이 동석한다.

이들은 모두 한국 선수들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물들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 이상훈(현 고양 코치), 조진호(현 삼성 코치), 김선우(LG), 송승준(롯데) 등을 줄줄이 영입해 '한국통'으로도 불리는 듀켓 단장은 물론 쇼월터 감독도 박찬호(은퇴), 김병현(넥센)과 같은 팀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이들은 예의 바르고, 승부 근성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을 높이 평가해왔으며 이번 윤석민 영입에 있어서도 이 같은 요소가 적지 않은 역할을 미쳤을 것으로 메이저리그 주위에서는 여기고 있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인물이 쇼월터다. 그는 매우 세심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따지는 스타일이다. 큰 것보다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좌우 투수에 따른 플래툰 라인업을 선호하며 상황에 관계 없이 번트 등 작은 야구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경기 전략과는 별개로 한 번 눈 밖에 난 선수는 쉽게 포기하는 성향으로도 유명하다.

쇼월터와 한국 선수 인연의 시작은 김병현이다. 1998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창단감독으로 임명된 쇼월터는 해외 자원 영입에 관심을 나타냈고, 그가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당시 단장과 힘을 합쳐 발굴한 인재가 바로 김병현이다.

당시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김병현이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자 쇼월터는 곧바로 계약을 확정했고, 이듬해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쇼월터의 신뢰를 바탕으로 김병현은 2000년 팀의 전업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이후 나름대로 화려한 빅리그 커리어를 쌓았다.

2000년 시즌을 끝으로 애리조나를 떠난 쇼월터는 한동안 휴지기를 가진 뒤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 만난 선수가 박찬호다. 2001년 겨울 LA 다저스에서 FA로 풀린 박찬호는 5년 6천500만달러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텍사스에 입단한 상태였다.

쇼월터는 처음에는 팀의 에이스인 박찬호에 대한 믿음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하지만 기대가 악몽으로 변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3년 박찬호는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며7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16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46로 추락을 거듭했다.

믿음이 깨지자 쇼월터는 박찬호에 대한 미련을 거두어들였고, 이들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2005년 시즌 중반 박찬호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면서 둘은 결별했다. 박찬호는 이후 자신을 중용하지 않은 쇼월터에 대한 서운함을 여러 차례 내비친 적이 있다.

첫 번째는 만남은 괜찮았고, 두 번째 만남은 최악이었다. 이번엔 윤석민이 볼티모어에서 쇼월터와 만났다. 쇼월터와 한국 선수간 '3번째 인연'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취업비자 취득에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윤석민은 3월초에나 시범경기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구단이 큰 기대를 품고 영입한 선수이기에 스프링캠프에서는 성적에 관계 없이 최대한 기회가 보장될 것이 확실하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보장받지는 않은 상태인 만큼 초반부터 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선수 보는 눈이 유독 깐깐한 쇼월터 감독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좋은 모습으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한편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기 위해 외야수 지미 파레데스를 방출했다. 윤석민의 유니폼 등번호는 18번으로 결정됐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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