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일본 가고시마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인 FC서울. 13일에는 실내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2일 서울은 J리그 우라와 레즈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그래서 이날은 회복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 선수단은 숙소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이 끝난 선수들은 바로 옆에 위치한 수영장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수영을 통해 컨디션 회복을 꾀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오늘은 실내훈련을 실시한다. 오늘의 목적은 회복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을 통해 몸을 회복시킬 것이다. 선수들의 회복을 빨리 도와주기 위해 실내훈련을 택했다. 또 선수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훈련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영장으로 향한 선수들은 해맑았다.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선배 선수들은 후배 선수들을 물속으로 구겨 넣는 등 '몸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치열한 수영장 추격전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한 선수를 물속에 빠트리기 위한 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작전의 시작은 최용수 감독이었다.
'뱃살텔리' 최 감독은 뱃살을 모두 내놓고 선수들과 함께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최 감독의 눈이 매서워졌다. 독수리의 눈으로 바라본 이는 올 시즌 서울의 주장으로 임명된 김진규였다. 최 감독은 김진규를 골탕 먹이려 작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김진규가 모를 리 없었다. 눈치 빠른 김진규는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최 감독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거리가 좁혀진다면 잡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김진규를 잡으려 했고, 김진규는 도망치려 했다. 뜨거운 추격전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이 추격전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다. 잡느냐 잡히느냐,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행보에 집중했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희생자가 다른 곳에서 등장한 것이다. 희생자는 김진규가 아니라 이기형 코치였다. 이기형 코치는 트레이닝 복을 입고 수영장 밖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기형 코치가 옷을 입은 채로 수영장 속으로 빠진 것이다. 이 코치는 '엄청난 힘'에 밀려 수영장 속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엄청난 힘'의 주인공은 차두리였다. 이런 괴력의 주인공은 서울 선수들 중 차두리밖에 없다. 차두리는 모두가 최 감독과 김진규의 추격전에 집중하는 사이 방심하고 있던 이기형 코치의 허를 찌른 것이다. 차두리는 수영장 밖에 있던 이 코치를 힘껏 밀었고, 무방비 상태였던 이 코치는 수영장으로 직행했다. 예상치 못한 희생자의 등장에 수영장에 있던 모든 선수들은 박장대소했다.
제대로 한 방 먹은 이 코치는 차두리를 노려봤지만 이미 흠뻑 젖은 후였다. 차두리는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이 코치가 할 수 있는 일은 수영장 밖으로 나와 옷을 하나 둘씩 벗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허탈한 마음을 안고 옷의 물기를 짜야 했다. 무념무상이었다. 반대편에서 차두리는 함박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추격전 승자의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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