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김기태호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선발 에이스로 활약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31)가 무릎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하차한 것이다.
LG는 지난 23일 리즈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정밀검사 결과 오른쪽 무릎 아래쪽에 미세 골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G가 밝힌 리즈의 재활 기간은 골절 치료 6주, 추가 재활 2~3개월이다. 복귀까지 최소 4개월은 소요돼 6월초에나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교체가 불가피하다. 아직 LG 쪽에서는 확답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비워둔 채 시즌 개막을 맞아 2개월 이상을 버틴다는 것은 스스로 팀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일이다. LG는 향후 리즈의 재활 과정을 지켜보는 동시에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에 대한 검토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리즈의 이탈로 선발왕국을 꿈꾸던 LG의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LG는 리즈를 중심으로 양적, 질적으로 풍족한 선발진을 기대하고 있었다.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류제국에 잠수함으로 각각 10승과 9승을 따낸 우규민과 신정락까지 지난해 활약한 선발 투수들이 건재하다. 좌완 신재웅도 있다. 여기에 코리 리오단, 김선우, 윤지웅, 임지섭 등이 새롭게 전력에 가세했다.
넘치는 후보들이 경쟁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다. 15승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슈퍼 에이스의 부재다. 그나마 리즈가 가장 확실한 선발 카드였으나 이젠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바꿔 생각해 보면, 올 시즌 LG의 선발진은 기존의 고만고만한 선수들에 불확실성을 내포한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했을 뿐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리즈의 이탈이 다른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LG가 리즈의 재활을 기다리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한 명이 더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LG는 지난해 주키치의 극심한 부진으로 사실상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비워둔 채 시즌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기회를 잡은 투수들이 제 몫을 해내며 정규시즌 2위라는 성적도 거뒀다.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투수가 리즈보다 나은 기량을 선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좌완 투수를 영입한다면 우완 일색인 현 선발진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시기적으로 좋은 외국인 선수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LG는 진작부터 대체 외국인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영입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있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김기태 감독 역시 어쩔 수 없다며 리즈의 부상 소식을 담담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어차피 선수 한 명에 의해 전력이 좌우되는 팀은 강팀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악재와 마주한 LG가 더욱 분주하게 시즌 개막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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