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빙속 삼총사' 이상화(25, 서울시청), 모태범(25, 대한항공), 이승훈(26, 대한항공)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특히 모태범과 이승훈의 역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모태범은 500m 금메달, 1천m 은메달로 깜짝쇼를 했고 이승훈도 1만m 금메달, 5천m 은메달을 수확했다.
4년이 지난 뒤 둘은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모태범은 지난해 세계 스피드 종목별선수권대회 500m 종합 1위, 1천m 2위 등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승훈은 남자 팀추월로 나서 2013~2014 월드컵 4차 대회 2위를 기록하며 힘을 내고 있다.
이들의 올림픽 준비에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15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빙상 대표선수단 미디어데이'에 이상화와 함께 나란히 참석해 목표를 전했다.
모태범은 "4년 전에는 무관심이었지만 이번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4년 전과 비슷한 마음으로 나서겠다. 4년 전과 다른 점은 500m보다 1천m에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번에는 1천m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독을 품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훈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는 "4년 전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가벼운 자세로 나서겠다. 4년 전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했다면 이제는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며 초심의 기억을 찾기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올림픽까지 모태범이 해야 할 일은 체중 조절이다.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그는 "1천m를 할 수 있는 근지구력과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을 잘 만들겠다"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팀 추월 등 장거리를 뛰어야 하는 이승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가 있다. 첫 경기는 개인적으로 중요하고 한국 선수단에서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5천m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다음 경기에서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최대한 집중해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5천m 결과가 좋다면 집중력을 잘 유지해서 다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년 전 미리 경험해봤던 소치의 빙질이나 환경은 큰 자산이다. 모태범은 "실패도 해봤고 가슴아픈 기억도 있다. 실수를 줄이고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빙질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승훈도 마찬가지로 "빙질은 밴쿠버 당시와 비슷하다. 좋은 곳에서 경기를 하려면 빠른 속도를 내야 하는데 느린 레이스를 하는 것이 내게는 더 유리한 것 같다. 밴쿠버처럼 기대되고 내게는 보너스라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준비중이다"라고 웃었다.
밴쿠버에서 메달을 수확했기에 이번 소치에서도 메달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한 부분이다. 더욱 준비를 잘 해야 한다. 1천m 2연패에 도전하는 모태범은 "샤니 데이비스보다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는 네덜란드 선수들을 신경쓰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첫 200m 구간을 빨리 통과하고 600m를 잘 지나야 한다. 마지막 바퀴만 버티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며 나름의 작전 구상을 소개했다.
이승훈도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했던 이승훈은 "쇼트르랙에서 뛰던 선수들이 수월하게 (상대를) 쫓아간다. 쇼트트랙을 통해 다져진 기술이 앞사람을 따라가는 스케이팅 방법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비책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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