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미국 출국을 앞둔 류현진(LA 다저스)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끊이지 않았다. 공항에서의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다급하게 입국장으로 향하던 류현진이 갑자기 발길을 돌렸다. "엄마 엄마!" 인파 속에 섞여 있던 어머니를 애타게 찾던 류현진은 박승순 씨의 손을 꼭 잡고 "4월에 봐요, 우리"라면서 애교 섞인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 박 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류현진이 2014시즌 준비를 위해 10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했던 작년보다 2주가량 빠른 출국. 류현진은 "작년에 한국에서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서인지 스프링캠프 초반에 몸이 안 좋았다.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이번에는 2주 빨리 들어가게 됐다"고 조기 출국 이유를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다저스의 3선발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은 "올해는 우선 10승부터 할 생각"이라고 기본적인 목표를 밝힌 뒤 "무엇보다 부상 안 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상만 조심하면 성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류현진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하는 동안 부모는 뒤에서 아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아버지 류재천 씨는 "작년에도 그랬지만, 나갈 때는 서운한 생각이 든다. 어제 저녁을 함께 먹었는데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류현진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한국에 머물렀던 70일 동안 아들의 얼굴을 본 날은 손꼽을 정도다. 유명인사가 된 아들은 서울 호텔에서 지내면서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빴다. 그래서 출국 전 가족이 함께한 저녁 식사가 더 애틋했다. 어머니 박 씨는 "건강한 게 제일이다. (류)현진이는 이제 알아서 잘하니 특별히 당부할 게 없다"고 했다.
류현진의 부모는 오는 3월 말 미국으로 향한다. 박 씨는 "아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너무 바빠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이지 못해 마음이 짠하다. 3월 말에 들어가서는 내 본분을 지켜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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