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FA로 풀린 지도 어느덧 2달이 됐다. 곧 계약이 될 것처럼 말이 무성했지만 아직도 그는 무적 신세다. 이번 겨울 한국 출신 FA 투수 가운데 최대어인 윤석민(28)의 행보가 미궁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입단 난관 설에 이어 국내 유턴설까지 나도는 등 그의 앞날은 해가 바뀌어도 종잡기 어렵다.
◆강력한 ML 진출의지, 현실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돈이 넘쳐 흐른다. 추신수(32, 텍사스)만 해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7년 1억3천만달러에 새 팀을 구했다. '검증된 메이저리거'라는 경력이 훈장처럼 달린 덕분이지만 1년 전 예상 몸값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번 겨울 KIA에서 FA로 풀린 윤석민에 대해서도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은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다.
류현진(27, LA 다저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인 만큼 영입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FA 시장 개막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던 윤석민은 지난 크리스마스를 맞아 예고 없이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이 와중에 국내 구단들과 접촉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계약 지연 이유는…
초반 장밋및 전망과 달리 빅리그 진출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시장 상황이 윤석민에게 유리하지 않은 편이다. 돈 있는 미국 구단 상당수는 이번 겨울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영입전에 뛰어들 태세다. 연평균 2천만달러설까지 나돌 만큼 몸값이 치솟은 다나카 영입에 각 구단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런 까닭에 다른 FA 선수들의 행보도 '올스톱'된 상황이다. 현재 우발도 히메네스를 비롯해 맷 가르자, 어빈 산타나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검증된 선발들의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나카 계약이 우선 실행돼야 다른 투수들의 계약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미국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윤석민도 다나카의 소속팀이 결정되면 여러 구단들과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몸상태 의구심도
한편으로는 윤석민의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도 따라붙는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꾸준히 활약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우려가 솔솔 나오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의 자회사로 시카고 컵스 관련 정보에 밝은 매체 '시카고 나우'는 2일(한국시간) 컵스의 선발 영입 후보들을 다루면서 "컵스는 일찌감치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여왔다"면서 "하지만 윤석민이 선발 투수로 뛸 체력이 있는지, 어깨 부상 재발 가능성은 없는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있다"고 소개했다.
처음부터 윤석민 영입에 흥미를 나타냈지만 계약을 주저하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찬가지로 컵스 역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서 윤석민의 가치를 100%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윤석민과 빅리그 구단간 몸값 조율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다년 계약을 요구하는 윤석민과 달리 일부 구단들은 1년짜리 계약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물론 소문차원으로,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윤석민은 조만간 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계획이다. 끊임 없이 제기되는 국내 구단 유턴설에는 관심이 없다며 오직 메이저리그만 바라보고 있다는 게 윤석민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시간이 걸려 1월을 넘기더라도 계속 기다리겠다는 말도 들린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2월15일을 전후해 일제히 시작된다. 윤석민에겐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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