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스윙에 신경 써야 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외국인선수 밀로스 쿨라파치(몬테네그로)와 틈만 나면 대화를 한다. 지시사항은 간단하다. 서브를 구사할 때, 그리고 스파이크를 시도 할 때 팔의 각도와 위치에 대해서다.
밀로스는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지난 2라운드에서 두 경기 결장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밀로스가 빠진 가운데 만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전을 모두 이겼다.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 대어를 잇따라 낚았다.
밀로스는 지난 1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전에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복귀 후 첫 경기를 치른 밀로스는 공격성공률 45.45%를 기록했지만 득점은 6점에 그쳤다. 한국전력은 내심 3연승을 기대했지만 러시앤캐시에게 발목을 잡혔다.
한국전력은 3일 뒤 우리카드를 만났다. 밀로스는 이날 26점을 올린 전광인에 이어 20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은 2-3으로 역전패했고 밀로스는 승부처가 됐던 마지막 5세트에서는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신 감독은 "밀로스가 자신감을 찾아야 하는데 고민"이라며 "워낙 착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경기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공격을 하다보면 실수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밀로스의 경우는 다른 선수들과 견줘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자책이 심한 편이다.
신 감독은 "한두 차례 실수를 하면 풀이 죽어서 제 스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서브나 스파이크가 네트에 걸리곤 한다. 자신감이 떨어져 소극적으로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차라리 라인을 벗어나 아웃이 되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2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LIG 손해보험을 상대로 3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전력이 만약 경기를 내준다면 3연패에 빠지게 된다. 그럴 경우 한국전력보다 앞선 순위인 5위에 있는 LIG 손해보험과 승점 차는 더 벌어진다. 한국전력은 3라운드에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를 잡아야 한다.
LIG 손해보험은 앞선 경기였던 대한항공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을 상대한다는 건 한국전력에게 껄끄러운 부분이다. 신 감독은 "밀로스가 공격성공률을 조금만 더 끌어 올렸으면 한다"고 했다. 밀로스는 23일 기준으로 공격종합성공률 45.03%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과 서재덕이 밀로스와 함께 날개 공격수로 뛰고 있다. 공격이 토마스 에드가(호주) 한 명에게 몰릴 수밖에 없는 LIG 손해보험에 비해 한국전력이 유리한 부분이다. 하지만 밀로스가 나머지 부분을 책임지지 못하면 또 어려운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당분간 밀로스가 팀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두 팀은 앞선 1, 2라운드에서 승패를 한 번씩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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