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성남시민프로축구단(가칭, 이하 성남FC)의 초대 사령탑에 백전노장 박종환(77) 전 감독이 사실상 낙점됐다.
성남FC 창단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0일 조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성남시가 장고끝에 박종환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여론 수렴을 끝냈고 오는 23~24일 사이에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 박종환 감독의 노쇠한 이미지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지만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 감독이 가진 순수한 축구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또, 성남 축구팬들에게도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성남 사령탑 후보로는 박종환 감독을 비롯해 기존의 안익수 감독, 신태용 전 감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 중 박 감독 선임과 안 감독 재신임을 놓고 이 시장이 저울질을 했고 지명도와 흥행성 등을 고려해 박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연봉 등 세부 조건 조율이 완료되면 사령탑 선임 발표를 할 예정이다.
박종환 감독은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선수권 4강 신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1989년 일화 천마 감독으로 부임해 1995년까지 7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1993~1995년 K리그 3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1995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우승을 제조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03년 대구FC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2006년까지 지도했다.
박 감독의 스타일은 '벌떼축구'로 대표된다. 선수들에게 강한 체력을 요구하고 정신력을 강조한다. 개인보다는 팀, 자율보다는 엄격한 규율을 앞세운다. 대구 시절 한 선수가 염색을 하고 나타나자 박 감독이 "뭐하고 온 것이냐"는 한마디를 했고, 그 선수가 단발로 자르고 돌아온 일은 유명하다.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도 박 감독은 충분하다. 성남은 이른바 아저씨 팬들로 불리는 40~50대 팬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에게 '추억 마케팅'을 하면서 팀을 시민구단으로 안착시키기에 박 감독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체가 균형잡힌 축구를 위해서는 박 감독이 필요하다. 특히 올드팬들을 끌어와야 젊은 팬들이 따라온다"라고 배경을 전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현장에서 멀어져 있었다는 점과 달라진 분위기에 새로 적응해야 한다는 점은 박 감독의 약점으로 꼽힌다. 또,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오해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현재 선수단 중 안익수 감독이 영입했던 선수들을 얼마나 잔류시키느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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