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7월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린 류승우(20, 중앙대)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명문 클럽의 주목을 받았다. 도르트문트는 5년 계약을 제시하며 류승우에 대한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류승우는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쿠바,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골씩 넣으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부상으로 대표 선발되지 못했던 문창진(20, 포항 스틸러스)의 백업 요원이었지만 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했다.
매끄러운 드리블과 골 감각은 또래 선수들 중 최고였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교체된 뒤 16강 콜롬비아, 8강 이라크전까지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미 보여준 기량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도르트문트는 류승우에게 5년 계약을 제안했다. 레알도 관심을 보이며 류승우의 가치는 올라갔다. 하지만, 부상 치료와 재활에 집중했던 류승우는 해외 진출 대신 자유계약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도 류승우는 집중 관심을 받았다. 이날 드래프트 후 10개 구단이 우선 지명한 18명 선수들은 따로 포토타임을 가졌는데 단연 류승우에게 시선이 쏠렸다.
류승우가 도르트문트와 레알 대신 제주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류승우는 "당시에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 저하가 아니라 갑자기 조명을 받으면서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웠다"라고 고백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제의가 온다면 (해외리그에)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K리그에서의 성공이 전제되어야 한다. 류승우는 "청소년대표팀 시절 제주와 연습경기를 했는데 제주의 축구에 매료된 것이 입단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 선배들은 힘과 스피드가 좋아 상대하기 어려웠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제주의 환경도 좋았다"라고 제주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에는 송진형, 윤빛가람 등 좋은 미드필더가 많다. 류승우의 잠재적 경쟁자들이다. 그는 "워낙 좋은 미드필더가 많아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며 "어린 나이가 아니니 프로답게 경쟁하라는 박경훈 감독의 말처럼 당당하게 도전하겠다"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유계약, 드래프트, 우선 지명 전체를 포함해 최고의 신인 유망주로 꼽히는 류승우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올해 K리그 대상 베스트11 미드필드 부문에도 선정됐던 이명주(포항 스틸러스)를 롤모델로 꼽으며 "신인 시절 큰 활약을 했던 이명주 선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길을 걷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인왕에는 연연하지 않겠다. 더 최선을 다해서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겠다"라고 전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