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삶 그린 '변호인', 외압 걱정 없는 이유

[권혜림기자] 배우 오달수가 영화 '변호인'을 두고 외압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변호인'이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됐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과 주연 배우 송강호·김영애·오달수·곽도원이 참석했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우석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영화는 지난 1981년 제5공화국 정권 초기 부산에서 벌어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영화적으로 재구성된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당시를 그린다. 부림사건은 지난 1981년 제5공화국 군사독재 정권이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부산 지역 사상 최대의 용공조작 사건이다. 부산 지역에서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이 영장 없이 체포됐고 이들은 불법 감금돼 구타와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낳았다.

정치적 공작 사건을 중심 소재로 택한 만큼 영화를 둘러싼 논란 역시 많았다. 시사를 통해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일부 네티즌들은 영화에 '평점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번 영화 출연이 외압 혹은 불공정한 대우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 역시 있을 법했다.

극 중 송우석의 조력자로 분한 오달수는 "이런 생각을 한다"며 "과연 누가 이 영화를 보고 누가 저희에게 피해를 줄지, 그게 의문스럽다"고 명확히 말했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을 이어간 그는 "지금까지 한국 영화들 중 가장 통쾌했던 건 '넘버3' 였다. 검사에 맞서는 내용을 아주 통쾌하게 본 기억이 있다"며 "'변호인' 영화를 보면 1980년대를 겪은 사람들은 가슴 아프겠지만 겪지 못하고 살아 온 사람들이라면 제가 '넘버3'를 보고 느꼈던 그런 통쾌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로 데뷔한 양우석 감독 역시 비슷한 답을 내놨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이런 팩션(Faction)을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다. 주저함이나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봤다"며 "지금도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알렸다.

양 감독은 "출연해 주신 배우 분들께서도 그렇게 동의해주셨다"며 "흔쾌히 영화에 참여해 작품을 같이 완성했다. 보시게 될 관객들도 영화를 영화로 봐 주셨으면 싶다"고 당부했다.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알린 양 감독은 "우리 사회가 성숙했으니 자체적으로 일종의 해프닝처럼 소화하고 있는 듯 싶다"며 "여러 의견이 충분히 개진될 수 있겠다고 이해하며 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보기 전에 다들 (평점을) 썼으니 영화를 한 번 보시고 같이 이야기했으면 한다"며 "오늘 여러분이 처음 보셨듯 영화를 보시고 이야기가 나아간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오는 12월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