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전에 앞서 "평소와 다름없이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가 조심스러웠다. 지난 1라운드에서 신생팀 러시앤캐시에게 혼이 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와 시즌 첫 맞대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기긴 했지만 4세트에서 14-19까지 끌려가는 등 막내팀의 진땀을 흘려야 했다. 평소 선수들에게 큰소리를 내지 않는 김 감독도 그때만큼은 달랐다. 작전시간에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결과는 우리가 이겼지만 진 경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라운드 첫 경기로 이날 러시앤캐시전를 맞아 세트 스코어 3-0(25-22 25-23 56-54)으로 이겼다. 완승같지만 3세트를 잡아내기 위해 56점을 뽑아냈어야 할 정도로 쉽게 이긴 경기는 아니었다. 어쨌든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5승 2패(승점 15)를 기록, 경기가 없던 삼성화재(5승 1패, 승점 14)와 현대캐피탈(4승 2패. 승점 12)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7연패(승점 1)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마이클 산체스(쿠바)와 신영수가 각각 41,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러시앤캐시는 아르페드 바로티(헝가리)가 29점, 송명근이 19점을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러시앤캐시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았다. 근접하게 추격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세트 후반 집중력에서 대한항공이 앞섰다.
1세트에서는 20-19으로 앞선 상황에서 신영수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고 곽승석이 바로티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아 22-19로 점수 차를 벌려 승기를 잡았다. 러시앤캐시는 20-24에서 바로티의 오픈 공격과 김홍정의 블로킹으로 2연속 득점에 성공, 다시 추격에 불을 당겼지만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오픈 공격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도 1세트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대한항공이 달아나면 러시앤캐시가 뒤를 쫓았다. 러시앤캐시는 바로티가 후위공격을 성공해 23-24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세트를 매조지한 주인공은 산체스였다. 산체스는 황동일의 토스를 받아 깔끔하게 공격에 성공했다.
3세트에서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오픈 공격에 이어 산체스가 서브 에이스를 뽑아내며 14-9까지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러시앤캐시는 또 다시 추격에 나섰다. 한 점 한 점 따라붙었고 김규민이 산체스가 시도한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 17-17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이 24-22로 도망가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지만 러시앤캐시는 또 쫓아가 기어코 24-24 듀스를 만들었다.
두 팀은 50점을 훌쩍 넘기는 대접전을 벌였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54-54 상황에서 바로티가 때린 서브가 아웃됐고, 이어 진상헌이 바로티가 시도한 후위공격을 가로막아 길고 길었던 3세트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날 3세트 두 팀이 주고 받은 점수는 V리그 남녀부 통틀어 한 세트 최다 점수 신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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