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오심의 피해자가 된 고양 오리온스가 KBL(한국농구연맹)의 재경기 불가 방침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오리온스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KBL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오리온스는 지난 20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오심 판정 속 역전패를 당한 뒤 재경기를 요청했으나 KBL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BL은 오심은 인정하면서도 경기규칙 14장 101조(심판 판정에 대한 제소는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를 들어 재경기 불가 방침을 오리온스에 전달했다. 이에 오리온스는 "오리온스 구단과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있기까지 이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오리온스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오심을 인정하면서도 재경기를 수용하지 못하는 처사에 대한 반발이다. 오리온스는 "그렇다면 KBL에서 심판위원회를 개최해 오심이라는 판단은 왜 하는지, 오심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KBL에 되묻는다"고 전했다.
오리온스의 입장은 오심이 경기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속 조치는 오리온스가 요청한 '재경기'다. 그러나 KBL은 규정을 들어 재경기 불가 방침을 통보했고, 오리온스 또한 그런 KBL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리온스는 구체적인 개정 방향까지 제시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제소는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심판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승패가 왜곡됐다고 현저히 판단될 시 비디오판독, 심판위원회를 거친 후 재경기를 포함한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리온스는 KBL 측에서 밝힌 재경기의 전례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지난 2013년 오리온스와 TG 삼보(동부의 전신)의 챔프전 5차전 4쿼터에서 일어난 오심을 그 사례다. 당시 삼보의 공격 시 15초가 흐르지 않은 채 경기가 진행돼 오리온스가 패했고, 시간 측정 잘못이라는 '오심'이 인정돼 재경기가 열렸다.
마지막으로 오리온스는 "스포츠는 훈련 때 흘린 땀과열정의 대가가 경기장에서 결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며 "2013년 11월20일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였을까? 고양 오리온스는 KBL에 이 질문을 드리고 싶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편 KBL 측은 "오리온스로부터 공식 절차를 거쳐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입장 표명과 대응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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