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구본능)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위원장 허구연)의 박진영 교수(건국대 의학전문 대학원)가 2013년 신인지명투수들에 대한 투구 양상과 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이승준 교수(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김용일 코치(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지난 1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프로야구 8개 구단(두산 베어스 제외)이 2013년 지명한 신인 투수 41명이 이전 몸담았던 고교와 대학 야구부에서 투구 양상과 건강 상태에 대해서다.
이번 조사는 국내 야구계에서 대형 신인투수가 배출되지 않는 추세에 대한 문제의식의 하나로 실시됐고 1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힌 부분은 투구수다. 한 경기 평균 최다 투구수(127구)로 인해 선수들의 부상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
미국 스포츠 의학원(America Sports Medicine Institutes)은 성인 선수가 아닌 청소년 투수 보호를 위해 투구 수를 한 경기당 최대 106개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국내 청소년 투수들은 그 범위를 넘어 무리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
동계훈련기간 동안 추운 날씨에 많은 공을 던지는 것도 부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선수들이 동계 훈련을 하면서 하루에 던지는 평균 투구수는 162.5개로 조사됐다.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투구를 한 적이 있는 선수의 비율은 전체선수의 49%에 해당할 정도다.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조사대상이던 41명의 투수들 중 27명(65.9%)은 통증을 참고 공을 던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변화구를 배우는 연령이 미국 스포츠 의학원에서 제공하는 권고치보다 다소 이른 부분도 문제가 됐다.
미국 스포츠 의학원은 뼈가 성숙되는 만 13세까지는 커브, 슬라이더와 같은 브레이킹 볼을 던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대신 직구 및 체인지업 등의 컨트롤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선수들은은 커브(12.3세)와 슬라이더(16.2세)를 다소 이른 나이에 배우고 이를 경기 중에 던져 신체에 무리를 주고 있다.
현재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조사 대상 중 절반이 넘는 26명(63.4%)이 어깨 통증 또는 수술병력이 있다고 답했다. 팔꿈치 통증과 관련 수술병력이 있는 선수는 31명(75.6%)이 됐다. 41명 중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없거나 수술 병력이 없는 선수는 5명으로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1명은 타격 시 통증이 있어 어깨와 팔꿈치가 건강한 신인 투수는 단 4명에 불과했다.
박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아마추어 선수 시절부터 과도한 훈련으로 부상에 노출됐다"며 "어깨와 팔꿈치에 심각한 상해를 입은 걸로 드러났다. 아마추어 선수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아마추어 선수보호를 위해 부상의 위험이 큰 동계훈련 기간, 추운 날씨에는 투구 수를 조절하여 훈련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스포츠 의학원 권고사항을 국내 실정에 맞춰 투구 수, 등판 횟수, 변화구 습득연령에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내년 1월 발간 예정인 2013 야구발전보고서에서 참고, 확인이 가능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