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빡빡한 리그 일정을 끼워 맞추느라 A매치 휴식기에도 어쩔 수 없이 경기를 배정했다. 일부 구단은 주력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현재 순위 구도는 당연하게도 우승과 강등 경쟁으로 갈라져 있다. 1위 울산 현대(승점 70점)가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가운데 2위 포항 스틸러스(65점)가 추격하고 있다. 3위 전북 현대(59점)는 울산, 포항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산술적으로는 1위 가능성이 남아있다.
울산이 휴식기를 갖는 가운데 16일 포항-전북이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포항이 이기면 우승 경쟁은 울산-포항 2파전으로 압축된다. 쫓기는 입장의 울산이 수원 삼성(원정)-부산 아이파크(원정)와 만만치 않은 2연전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해진다. 울산이 이 두 경기에서 삐끗해 포항과 승점차가 좁혀진다면 최종전이 울산-포항의 맞대결이다. 만약 포항이 전북전을 이기고 이어지는 FC서울(홈)전까지 승점 3점을 챙기게 된다면 양 팀의 마지막 경기는 실질적인 우승 결승전이 된다. 포항이 바라는 시나리오다.
포항과 전북이 비기게 될 경우 울산의 우승이 굳어진다. 울산은 남은 세 경기에서 한 경기만 이겨도 자력 우승이 결정된다. 한 경기를 비기고 포항이 남은 두 경기를 이겨도 골득실에서 앞서 사실상 우승이 결정된다. 포항이 전북을 반드시 잡아야 되는 이유다.
전북이 이기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울산의 우승 경쟁팀이 전북으로 바뀌는 것이다. 물론 전북은 이후 남은 4연전이 만만치 않다. 서울(원정)-인천 유나이티드(홈)-수원 삼성(원정)-서울(홈)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다. 지난 울산전 0-2 패배 뒤 사기가 꺾이며 최강희 감독이 현실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어떤 영향을 끼칠 지도 지켜봐야 한다.
아직은 전북을 우승 후보에서 제외시키기 힘들다. 최강희 감독 복귀 후 전적이 무려 11승5무3패다. 복귀 전에는 6승3무5패로 그저 그랬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런 좋은 승률을 막판 연승으로 몰아간다면 기적이 연출될 수도 있다. 서울과 남은 두 번의 경기가 변수지만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피로 누적에 사기도 떨어져 있다는 점을 잘 이용하면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우승권 못지않게 스플릿 B그룹의 강등권 다툼도 혼전이다. 10위 전남 드래곤즈(37점)가 숨을 고른 가운데 11위 경남FC(32점), 12위 강원FC(29점), 13위 대구FC(26점), 14위 대전시티즌(25점)이 맹렬히 싸우고 있다.
강등권의 판도를 요동치게 만든 팀은 대전이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강등 확률 90%를 70%까지 떨어트렸다.
대전의 37라운드 상대는 그룹B의 상위권인 성남 일화다. 역대 전적에서 7승13무36패로 절대 열세다. 올해도 3번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절실함이 기적을 만든다고 연승 바람을 탄 대전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만약 성남을 이기게 될 경우 강등권 탈출 희망이 더 커진다.
경남과 강원이 16일 맞대결을 하고, 대전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다음날인 17일 경기를 한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남이 이기면 강등 싸움은 강원, 대구, 대전으로 압축되지만 반대로 강원이 이기고 대구FC가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이 성남에 모두 이긴다면 거대한 블랙홀이 형성된다. 대전이 경남, 강원, 대구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라 죽기살기로 나서는 것도 당연하다.
각 팀마다 사력을 다해 승리를 노릴 수밖에 없는 37라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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