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던 포수 강민호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롯데 구단은 13일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75억원(계약금 35억, 연봉 10억)에 재계약을 했다.
강민호가 원 소속팀 잔류를 선택하자 그가 시장에 풀리기만을 기다렸던 다른 구단들은 입맛만 다시게 됐다. 롯데는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FA 자격을 얻은 좌완투수 강영식까지 붙잡는다면 일단 우선적인 목표로 했던 '집토끼' 단속에 성공하는 셈이다.
시계바늘을 1년 전으로 돌려보면, 롯데는 지난해 FA 시장에선 집안 단속에 처절하게 실패했다. 2012시즌 종료 후 홍성흔과 김주찬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롯데는 두 선수가 각각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4번타자와 톱타자를 모두 놓친 롯데는 올 시즌 내내 빈약한 타선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김시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팀 색깔을 바꾸기 시작했지만 예전과 견줘 타선은 부쩍 힘이 빠졌다.
2011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이대호에 이어 홍성흔과 김주찬마저 팀을 떠나자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줄어들었다. 관중감소 원인에는 인근 창원 연고의 9구단 NC 다이노스의 1군리그 참가, 티켓요금 상승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화끈한 롯데표 공격야구가 사라진 부분도 컸다.
롯데는 올 시즌 팀 마운드 안정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정규시즌 5위에 그쳐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여기에 관중까지 대폭 줄었다. 성적과 관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이번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롯데가 강민호 붙잡기를 적극 표명하고 또 실제로 빨리 계약을 확정지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히는 강민호를 또 놓쳤다면 홈팬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었을 것이 뻔하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경험한 '학습효과'가 강민호와 계약 협상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한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구단 마케팅 차원에서도 강민호의 잔류는 필요조건이었다.
롯데는 강민호를 잔류시키게 되면서 안방마님 자리를 흔들림없이 유지하게 됐다. 롯데는 올 시즌 후반 강민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용덕한이 선발 마스크를 쓰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용덕한마저 다치는 바람에 포수 자리에 큰 구멍이 났다. 김사훈과 퓨처스(2군)리그에서 올린 김준태까지 시즌 후반 마스크를 썼으나 아무래도 강민호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강민호가 잔류를 결정하고 경찰청에서 전역해 팀 복귀하는 장성우까지 내년 시즌 마스크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롯데는 당장 남부럽지 않은 포수 전력을 갖추게 됐다.
이제 롯데의 행보는 외부 FA 영입 쪽으로 향할 전망이다. 구단이 마지막으로 외부 FA를 데려온 건 지난 2011시즌 종료 후였다.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FA 자격을 얻은 투수 정대현과 이승호(NC)를 모두 영입하면서 '큰손' 노릇을 했다. 이번에 다시 롯데가 외부 FA 영입에도 손을 뻗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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