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고수, 입 모아 "방은진 감독 무서웠다"

[권혜림기자]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두 배우가 연출을 맡은 방은진 감독과 작업한 소감을 알렸다.

12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방은진 감독과 주연 배우 전도연·고수가 참석했다.

배우 출신 감독 방은진은 '오로라 공주' '용의자X'에 이어 '집으로 가는 길'로 관객을 만난다. 감독이자 배우들의 선배이기도 한 그는 현장의 남다른 존재였을 터. 전도연은 "여성 감독이기도 했고 선배 배우였으니 겁이 났다"고 방 감독의 첫 인상을 돌이켰다.

그는 "그 분 앞에서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싶었다"며 "선배 대접을 해야 하는지 감독으로 모셔야 하는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방은진 감독은 작품으로 이야기할 때도 감정 이입을 빨리 한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생각하게 됐고, 그런 식의 소통을 했다"고 말한 전도연은 "감독님이 편하게 열어 주셨기 때문에 어떨 때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이어 "쉽지 않은 연기였는데, 감독님이 '배우 출신'이라는 말은 '예전에 배우'였던 것 아닌가. 이번에 작업하며 감독에게 배우로서 열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우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방은진 감독은 "전도연이 연출을 하면 생각해 보겠다"고 우스개소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도연은 "감독님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을 보탰다.

고수 역시 방은진 감독과 첫 만남을 "무서웠다"고 돌이켰다. 그는 "저보다 종배 역에 대해 더 잘 아셨고 말을 하기 힘든 뭔가를 늘 던져주셨다"며 "여성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남자로서 궂은 일은 제가 해야 할 것 같더라. 기사도 같은 것이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어 "평소 다른 현장에서는 감독을 의지하고 믿었다면 여기선 제가 보호해줘야 할 것 같았다"며 "결론적으로 재밌는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 분)이 국제 범죄조직의 마약범으로 오인돼 재판도 없이 해외의 감독에 수감되면서 시작된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양 건너 1만2천400km거리의 지구 반대편 대서양 마르티니크 교도소에 갇힌 정연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호소하는 종배(고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오는 12월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