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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자청' 정의윤 "올 시즌 내 점수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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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행 고사하고 강훈련 선택, 도약 위한 담금질 시작

[정명의기자] 올 시즌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하지만 만족은 없다. 마무리 캠프 합류를 자청한 LG 트윈스 정의윤(27)은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올 시즌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 선수들은 현재 일본 고지현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 중이다. 오랜만에 초대받은 가을잔치에서 다소 허무하게 탈락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캠프에 포함된 선수들 중 정의윤이 눈에 띈다. 보통 마무리 캠프에는 주전급 선수들은 제외된다. 당장의 훈련보다 휴식을 통해 한 시즌을 치르며 쌓인 피로를 털어내는 것이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LG의 경우 시즌이 끝나면 주전급 선수들은 온천 훈련을 통해 심신의 피로를 푼다.

정의윤 역시 처음에는 온천 훈련 멤버로 마무리 캠프 명단에서는 제외돼 있었다. 그러나 정의윤은 마무리 훈련을 자청했다.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의윤은 "나는 온천 가서 피로나 풀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의윤의 2014 시즌은 이미 시작돼 있었다.

사실 올 시즌 정의윤은 2005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2리(367타수 100안타) 5홈런 47타점 42득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고, 100안타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부진에 빠지기 전까지는 '4번타자'로 활약하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정의윤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모든 것이 부족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LG의 4강 진출에 대해서도 "난 한 것이 없다. 형들이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히 자기 몫을 해냈지만 본인 스스로는 전혀 만족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피로한 몸을 이끌고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정의윤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즌 막판 부진 때문이다. 7월까지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정의윤은 8월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손목, 팔꿈치 등에 부상이 있었다. 그러나 정의윤은 "그냥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핑계를 대지 않았다.

부진이 부진을 낳기도 했다. 정의윤은 "마인드 컨트롤도 잘못했던 것 같다"며 "계속 안 맞으니까 심리적으로 쫓겼다"고 부진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정의윤은 올 시즌 스스로를 평가하며 "60~70점 정도밖에 못 줄 것 같다"며 웃었다.

정의윤에게는 마음의 짐이 하나 있다. 대형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동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 아직도 그 짐은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다. 항상 스스로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이유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해서도 "9년차에 이제 처음 규정타석을 채웠다.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짐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한때 LG 유망주들은 LG를 떠나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정의윤은 올 시즌 "나는 LG에 남아서 잘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보란 듯이 LG의 주축 선수가 되겠다는, 스스로에게 전하는 굳은 다짐이었다.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한 것도 그런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캠프는 6일 훈련에 하루 휴식 사이클로 돌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입에 단내가 나는 일정이다. 정의윤은 아직 시즌의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신인급 선수들과 함께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2014 시즌은 이번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순간 바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 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내년에 더 잘하려면 (훈련을) 더 해야 한다. 올 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을 보여드리고 싶다."

오랫동안 달고 있던 유망주 꼬리표를 뜯어낸 정의윤. 이제 그는 내년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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