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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9년차 FA, 대박 보인다① 윤석민, 빅리그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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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투수 4관왕 출신…어깨 부상 우려 공존

[한상숙기자] 또 한 명의 빅리거가 탄생하는 것일까. 윤석민(27, KIA)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윤석민에게 프로 '9'년차가 되는 올해는 상당한 의미로 다가왔다.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미뤄뒀던 꿈을 이루기 위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마이크 레드클리프 미네소타 트윈스 부사장은 "윤석민은 우리가 꾸준히 지켜본 선수"라며 직접 윤석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미네소타뿐 아니라 시카고 컵스 등이 윤석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윤석민이 2년에 1천만달러(약 106억원) 정도로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윤석민의 메이저리그행 가능성은 일단 희망적이다.

몸값+나이 강점…어깨 부상은 글쎄

윤석민은 지난달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분위기를 익히고 있다. 현지에서는 윤석민이 포스팅 비용이 없고,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을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원 소속구단인 한화 이글스에 이적료 2천573만달러(약 278억원)를 줬다. 류현진과 6년간 3천600만달러(389억원)에 계약해 총 667억원을 들였다.

역시 이번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일본 라쿠텐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가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다나카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 한다. 올 시즌 24승 무패 신기록을 세운 다나카의 몸값이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액을 넘어설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런 부분에 부담이 없다. 포스팅 금액 없이 영입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선발과 불펜을 두루 경험해본 경력도 윤석민의 강점 중 하나다.

물론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상 이력과 최근 부진한 성적이 윤석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윤석민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0경기에서 3승 6패 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FA 시즌의 성적치고는 초라하다.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 중 하나다.

이닝 소화 능력도 고려 사항이다. 2011년 개인 최다 172.1이닝을 던진 윤석민은 지난해 153이닝으로 줄었고, 올해는 87.2이닝에 그쳤다. 미네소타 부사장은 "어깨 부상 여부가 관건이다. 일단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윤석민이 올 시즌 구원투수로도 나선 만큼, 선발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2년 만에 재도전 선언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는 꾸준했다. 2011시즌 종료 후 해외 무대 도전을 원했으나 그가 꼭 필요했던 KIA 구단의 만류로 잔류를 택했다. 이후 성적은 가파르게 내리막을 탔다. 2011년 27경기에서 17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로 투수 4관왕 달성과 함께 최우수선수(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던 윤석민은 이듬해 9승 8패 평균자책점 3.12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에는 단 3승 수확에 그쳤다. 2005년 프로 데뷔해 통산 성적은 73승 59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3.19.

올해는 보직도 불안정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5월에야 팀에 합류한 윤석민은 7월까지 선발로 나서다가 8월부터 팀 사정상 마무리로 전향했다. 안정적인 마무리를 구하지 못한데다, 부상 선수가 속출해 선동열 감독이 내린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국 팀도, 윤석민도 만족스러운 성과 없이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윤석민을 향한 빅리그의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윤석민이 등판하는 날이면 관중석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자리했다. 올 시즌은 부진했지만 이전 성적과 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한 경험 등이 충분히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입김도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 활약으로 아시아 보는 눈 바뀌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의 성공신화가 윤석민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마자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호성적을 거두며 팀의 제3선발로 자리 잡았다. 회의적이었던 그에 대한 시각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달라졌다. 자연스럽게 아시아 선수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했다.

LA 다저스 국제마케팅 담당 마틴 김은 "다저스는 원래 한국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일본, 대만에 항상 스카우트를 보냈다. 지금은 한국 관련 담당자가 3명이나 된다. 류현진의 활약으로 메이저리그팀들이 아시아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윤석민뿐 아니라 오승환(삼성), 이대호(오릭스)까지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한국 선수를 향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몸값이 얼마나 되든 그 자체만으로도 그는 FA 대박의 꿈을 이룬 것이 된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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