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 통합 우승으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두산을 물리치고 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1985년(전·후기 통합우승), 2002년, 2005년, 2006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통산 7번째 우승이다.
또 삼성은 이번 우승으로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위업을 일궈냈다. 삼성은 2011년부터 프로야구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기적같은 우승이었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1승 3패로 벼랑 끝까지 밀렸다가 3연승을 올리며 대역전극을 썼다. 이 역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시리즈 7차전 승부는 한국프로야구 출범 이후 8번째였다.
두산은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뿌렸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처음으로 4위 팀 우승의 신화를 노렸지만, 삼성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최종전에서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하는 등 삼성의 역전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박한이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 팀 모두 승리를 향한 집념이 뜨거웠다. 5회까지는 2-2로 맞서다 6회말 삼성 공격에서 승부가 갈렸다.
시작부터 치열했다. 두산이 1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삼성 선발 장원삼과 10구 승부 끝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손시헌의 희생번트,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를 묶어 홈에 들어왔다.
삼성은 1회말 박한이와 채태인의 안타, 최형우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석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에 있던 박한이가 홈을 밟아 1-1로 맞섰다.
삼성이 2회말 1사 1, 2루에서 병살로 기회를 날린 뒤 두산이 3회초 추가 득점을 올렸다. 1사 1, 2루에서 최준석이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김상수의 공백을 잘 메웠던 유격수 정병곤이 타구를 잡아 송구 동작을 취하면서 볼을 떨어트리는 실책을 범해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두산은 양의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냈다.
3회 2사 만루 찬스를 또 놓친 삼성이 5회말 중심 타선의 힘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박한이의 좌전안타와 채태인의 우측 안타,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다시 만루를 만들었고, 1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두산의 바뀐 투수 핸킨스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2-2 동점을 이뤘다. 6차전까지 타율 1할3푼(23타수 3안타)으로 부진했던 이승엽의 한국시리즈 첫 타점이 요긴할 때 나왔다.
삼성은 6회말 5득점을 올리며 단번에 승리를 굳혔다. 정병곤의 안타와 박한이의 2루타로 1사 2, 3루가 됐고, 채태인이 고의 4구로 걸어나가 만루를 채웠다. 이어 최형우의 땅볼 타구를 두산 3루수 이원석이 잡아 홈으로 던졌으나 주자 정병곤의 팔에 맞고 굴절돼 포수 뒤로 흘렀다.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들어와 4-2로 앞섰다. 두산에겐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뼈아픈 실책이었다.
삼성은 이어 박석민의 2타점 중전 적시타, 김태완의 좌중간 쪽 적시 2루타를 더해 7-2로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순간이다.
7회초 손시헌이 안지만으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류중일 감독은 9회에 오승환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은 5.2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제몫을 했고,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안지만이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선발 유희관이 4.1이닝 6피안타 5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물러난 뒤 이어 등판한 핸킨스가 1.1이닝 5실점(2자책)하며 삼성 타선을 막아내지 못해 패배를 불렀다.
한편 이날 대구구장 1만 석이 매진돼 한국시리즈 38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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