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제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1일 대구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2013 한국시리즈 마지막 7차전 승부를 펼친다. 지난 10월 24일과 25일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패한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까지 몰렸지만 5, 6차전에서 연승을 거둬 기어코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는 일단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기사회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원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중간계투 요원 심창민도 우승이 간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심창민은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마음고생을 했다. 마음먹은 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상하게 자꾸 안타를 맞는다"며 자책했다. 심창민은 "팀 타선이 안 터진다고 하지만 투수들이 두산 공격을 잘 막아내지 못했다. 나부터 그랬다"고 했다.
삼성이 1승 3패로 몰리면서 두산의 우승으로 시리즈가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심창민을 비롯한 삼성 중간계투진이 경기가 거듭되면서 제자리를 찾아갔다. 심창민은 "입단 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며 "이번에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남고를 나와 지난 2011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심창민은 2011 한국시리즈에는 뛰지 않았다. 당시에는 재활 치료 때문에 TV 중계방송으로 팀 우승을 지켜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는 엔트리에 들었고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을 팀 동료들과 함께 했다.
심창민은 이번 시리즈 내내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 감기 때문이다. 약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쉽게 낫지를 않는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덜컥 감기에 걸려버렸다. 내 불찰"이라면서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심창민은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한국시리즈처럼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공을 던질 때 힘이 더 들어간다"며 "그럴 경우 실투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몸에 힘을 줄려고 해도 안된다. 이런 부분에서 오히려 감기가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웃었다.
심창민은 10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8일 열린 4차전 이후 3일 만의 등판이었다. 그는 이날 1.1이닝을 소화했다. 6타자를 상대하며 20구를 던졌다. 안타와 볼넷을 각각 한 개씩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중간계투로 제 역할을 다했다.
삼성은 이날 심창민을 포함한 9명의 투수가 이어 던지는 마운드 물량공세로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채태인과 박한이의 홈런포가 터지며 6-2로 승리를 거뒀고 심창민은 한국시리즈 첫 승의 행운을 누렸다.
삼성의 역전 시리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우승을 확정한 건 아니다. 심창민은 "수훈선수에도 한 번 뽑히고 싶다"며 "그러나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팀이 꼭 우승을 차지했으면 하고, 나 또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심창민은 7차전에서도 변함 없이 불펜에서 대기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6차전에 이어 7차전에서도 마운드 총동원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심창민은 현재까지 한국시리즈 4경기에 나와 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7차전에서도 호투로 팀에 기여한다면 삼성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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