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출범한 후 단 한 번도 발탁되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의 '페르소나' 박주영(아스널). 드디어 그가 홍명보호에 합류할 때가 온 것인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홍명보 감독은 병역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주영을 구해줬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손을 직접 잡고 해명에 앞장서며 올림픽 대표로 선발해 데려갈 만큼 그를 향한 신뢰가 크고 넓다. 홍 감독이 A대표팀을 맡으면서 홍명보호의 원톱도 박주영의 자리일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박주영은 아직 단 한 번도 홍명보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3월 이후 소속팀 아스널에서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기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그야말로 아스널에서는 유령 선수와 같았다. 지난 시즌에는 스페인의 셀타 비고로 임대됐지만 역시 주전에서 밀려나 활약이 미미했다. 아스널에 복귀한 이후로도 계속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자 최근 임대 이적 제의도 있었지만 박주영은 아스널에 남는 것을 택했다.
홍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해도 소속팀 경기에 1년 넘게 나서지 못한 선수를 뽑을 수는 없었다. 홍 감독은 유럽파라고 해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뽑을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단순한 몇 경기 출장 제외가 아닌, 장기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홍 감독은 박주영이 소속팀 경기에 나서기를 기다렸다. 하루빨리 박주영이 제자리를 찾아 대표팀으로 부를 날을 기다렸다. 홍명보호가 출범 후 가진 경기에서 드러난 고질적인 문제점, 골결정력 부재, 원톱 부재에 대한 해결책도 박주영을 통해 풀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홍 감독은 대표 선발 원칙을 앞세우면서도 항상 박주영을 신뢰를 품고 미련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주영이 드디어 아스널 경기에 나섰다. 약 1년7개월 만에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지난 30일(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캐피털원컵(리그컵) 4라운드(16강) 첼시와 홈 경기에서 아스널이 0-2로 지고 있던 후반 36분 애런 램지를 대신해 교체 출전, 약 10분간 경기를 소화했다.
박주영은 선발 출전한 것이 아니었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이었다. 그리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눈에 띄는 활약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아스널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홍명보 감독과 홍명보호에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박주영이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은 박주영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만큼의 체력, 몸상태는 갖췄음을 10분 출전으로 증명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더라도 그동안 경기에 나설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는 것 역시 10분 동안 보여줬다.
이제 홍 감독의 선택이 남았다. 박주영이 뛴 10분을 홍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0분으로 모자라다고 생각할까. 10분이면 충분하다며 확신을 느꼈을까.
홍 감독은 오는 11월4일 홍명보호 5기 명단을 발표한다. 11월15일 스위스와의 평가전, 19일(상대 미정) 평가전을 치를 태극전사들을 선택한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손을 다시 잡을까, 아니면 박주영을 좀 더 지켜볼 것인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