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축포는 대구에서 터진다.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했다. 1승 3패로 몰렸던 삼성이 이날 승리로 다시 반격의 희망을 키웠다.
5차전에서 지면 더는 기회가 없었다. 적지에서 두산의 우승 헹가래를 지켜봐야 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삼성이기에 충격은 더 컸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 5차전에서 승리한 삼성은 하루 휴식 후 31일 홈인 대구구장에서 6차전을 맞는다.
5차전을 준비하는 삼성은 비장했다.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묵묵히 훈련에 집중했다. 던지는 말 한마디마다 간절함이 묻어났다.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승엽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대구 가야죠. 대구 대구 대구"라며 주문을 외웠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로 "다시 대구로 가야 한다"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박석민도 웃음기를 지웠다. "오늘 무조건 이겨야죠. 지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박석민의 표정에서 비장함마저 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바람을 실현했다. 삼성은 1회초 채태인의 좌월 솔로포에 이어 최형우, 이승엽, 박석민, 김태완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3-0으로 앞섰다. 2회 최준석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한 뒤, 최형우가 3회 좌월 솔로포로 맞불을 놨다.
삼성은 3회말 최준석과 오재일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4-4로 맞섰다. 5회 박석민의 적시타가 터지자 두산이 곧바로 최준석의 솔로포로 응수했다.
5-5의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 가운데, 8회 승부가 갈렸다. 진갑용과 정병곤의 안타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박한이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전 손목에 테이핑을 하면서 "몸 상태는 문제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던 박한이가 자신의 힘으로 승부를 6차전까지 끌고 갔다.
최형우는 3안타 1타점 2득점, 박석민은 2안타 3볼넷 2타점, 이승엽은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고, 무안타로 침묵하던 박한이는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 타자들이 "대구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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