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우완 투수 핸킨스(30)가 포스트시즌 들어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제는 두산 '불펜의 핵'이라고 부를 만하다.
핸킨스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이재우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재우가 5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펼치며 두산이 2-0으로 앞서 있던 6회초였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두산으로서는 핸킨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했다. 그래야 경기 막판 불펜진을 쏟아부어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에 핸킨스는 완벽히 부응했다.
6회초 등판하자마자 채태인,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낸 핸킨스는 박석민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 3~5번 타자를 간단히 삼자범퇴로 물리친 것이다. 7회초에도 핸킨스는 1사 후 박한이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으나 대타 우동균과 진갑용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핸킨스는 선두 배영섭을 2루수 땅볼, 김태완을 1루수 땅볼로 각각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아냈다. 그러자 두산 벤치는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리는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하며 핸킨스를 불러들였다. 정재훈은 채태인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두산은 9회초 삼성에게 한 점을 내주긴 했으나 결국 2-1 승리를 거두며 3승1패로 우승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이날 핸킨스의 성적은 2.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자신의 역할을 120% 해낸 성적이다. 이번 포스트스진에서 두산은 핸킨스가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에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구원투수진을 안정시키며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에 승리까지 챙겼던 핸킨스는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4.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2차전 2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4차전 역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해 10.1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정규시즌 때까지만 하더라도 선발로 나서며 들쑥날쑥한 구위로 두산 코칭스태프의 속을 썩였던 핸킨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 투수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하며 복덩이가 됐다. '미스터 제로' 핸킨스가 두산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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