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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믿을맨들의 불쇼…안지만-홍상삼, '악몽의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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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행진' 이어지던 8회, 나란히 위기서 부진

[김형태기자] 악몽의 8회였다. 양팀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주축 셋업맨들이 나란히 '불쇼'를 펼치며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삼성의 프라이머리 셋업맨 안지만과 두산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홍상삼이 그들이다. 이들로 인해 팽팽한 투수전이 펼치진 2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은 8회 들어 후끈 달아올랐다.

우선 안지만. 8회초 2번째 투수 차우찬이 임재철을 삼진처리한 뒤 김현수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하자 삼성은 곧바로 안지만을 투입했다. 구위가 좋은 셋업맨 안지만을 내세워 급한 불을 끄겠다는 복안이었다. 결과는 삼성 덕아웃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믿었던 안지만은 오히려 장작을 더 끌어모았다. 한 방이 있는 거포 최준석을 겁내다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홍성흔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이때 2루주자 김현수가 3루로 진루해 상황은 2사1,3루.

안지만은 결국 2회부터 이원석 대신 투입된 6번타자 김재호에게 그만 좌전안타를 얻어맞아 두산에 선취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팽팽한 0의 행진이 8회에 깨지고만 것이다.

두산도 웃을 처지는 아니었다. 공수가 곧바로 바뀐 8회말. '믿는 도끼' 홍상삼에게 발등을 찍힌 것이다. 선발 니퍼트와 사이드암 오현택에 이어 8회말 투입된 홍상삼은 김진욱 두산 감독이 불펜에서 가장 믿는 선수.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그는 '3이닝 마무리'라는 80년대식 복고 야구를 선보이며 미운 오리 새끼에서 믿음직한 구원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날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당시의 불안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선두 정형식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후속 박석민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내줘 무사 1,2루. 최대 위기에서 홍상삼은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후속 채태인에게 5구째에 그만 우전 적시타를 얻아맞아 리드를 날렸다.

더 두고 보기 어려웠던 두산 덕아웃은 결국 또 다른 우완 핸킨스를 내세우며 홍상삼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였다. 핸킨스가 이승엽을 1루땅볼 처리한 덕에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두 팀 불펜은 전날 1차전에서 나란히 안정적인 계투로 신뢰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의 행방을 가를 수도 있는 2차전 경기 후반 두 팀이 가장 믿는 주축 구원투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실점해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두산이나 삼성에게나 '악몽의 8회'였다.

조이뉴스24 대구=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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