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누가 두산 베어스를 방망이의 팀이라고 했던가.
두산이 '허허실실' 마운드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연이어 통과한 두산은 2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2로 승리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역대 30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0%(24/30)에 이른다. 그만큼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두산이다. 당초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마운드가 허허실실 힘을 발휘한 결과다.
두산의 마운드, 특히 불펜이 불안하다는 분석이나 평가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도 꾸준했다. 그러나 실상 드러나는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한 경기에서 내준 가장 많은 실점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의 5실점. 마운드가 어떻게든 버텨줬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진출도 가능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두산은 총 10경기에서 27점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2.7실점에 불과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짠물 마운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7위(4.57)에 그친 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기록이다. 타격의 팀이라는 이미지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니퍼트, 유희관, 노경은 등 10승 트리오가 제 몫을 해준 결과다. 세 선수는 두산이 치른 10경기 중 8경기에 번갈아 등판했다. 니퍼트는 불펜 등판까지 자청하며 투혼을 불살랐다. 4선발로 나서고 있는 이재우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힘을 보탰다.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 역시 홍상삼이 플레이오프부터 각성하기 시작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 신예 변진수와 윤명준, 그리고 외국인 투수 핸킨스가 롱 릴리프로 가세하며 짜임새까지 갖췄다. 당대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삼성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산의 뒷문 역시 이제는 쉽게 무너질 분위기가 아니다.
한국시리즈 들어 김명성이 엔트리에 포함된 것도 두산 마운드에 힘이 될 전망. 7경기까지 치를 수 있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에 마운드의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 주로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 추격조로 나서게 될 김명성의 가세로 기존 투수들은 체력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팀 타율 1위(0.289)를 자랑하는 방망이까지 한국시리즈 들어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차전에서는 무려 12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7득점을 올렸다. 기존의 강점인 타력에 허허실실 굳건한 마운드의 조합. 두산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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