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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세터 도약' 황동일 "책임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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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 입대로 주전세터 자리 맡아 '신인 자세로 뛸 터'

[류한준기자] "처음에는 저도 정말 많이 놀랐어요." 대한항공 세터 황동일은 한선수의 군 입대 소식에 앞이 캄캄했다. 그는 오프시즌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황동일은 팀이 치른 연습경기에서 대부분 주전세터로 뛰었다. 이유가 있었다.

한선수가 국가대표팀에 뽑혀 자리를 비운 사이 황동일이 팀에서 주전세터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선수가 팀에 있었다면 연습경기였을지라도 그가 코트에 먼저 나서는 횟수는 적을 수 밖에 없었다.

2013-14시즌 개막을 앞두고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황동일이 덜컥 팀의 주전세터가 될 상황이 왔다. 한선수가 오는 11월 5일 현역 입대(상근예비역)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입대로 시즌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김종민 감독은 "(한)선수가 빠질 수 도 있는 경우를 고려하고 있었다"며 "그 경우에는 무조건 황동일이 주전 세터로 들어가야 한다. 오프시즌 동안 선수들과 계속 손발을 맞춰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다.

경기대 졸업반이던 황동일은 지난 2008-09시즌을 앞두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됐다. 그러나 곧바로 트레이드에 포함돼 LIG 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LIG 손해보험에서 첫 시즌 그는 주전 세터로 기용됐다. 당시 팀을 지휘하던 박기원 현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의 결단이었다. 세터 치고 큰 키(194cm)에 왼손잡이라는 장점이 있던 황동일은 신인이었지만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황동일에겐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오히려 독이 됐다. 2008-09시즌 신인왕에 뽑혔지만 다른 팀의 세터들과 비교를 당하는 일이 많았고 공격지향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2011-12시즌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한공으로 와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에는 한선수라는 확실한 세터가 있었다. 황동일은 한선수의 휴식시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다.

황동일은 "(한)선수 형이 빠진 부분에 대해 솔직히 부담이 안된다는 건 거짓말"이라면서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부담감으로 따지자면 신인 시절이 더했다"며 웃었다. 황동일은 "팀에서 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어느 때 보다 책임을 느낀다. 매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느끼는 감정과 이번은 다르다"고 했다.

황동일은 지난 18일 열린 LIG 손해보험과 연습경기에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계속 코트를 뛰었다. 주포 노릇을 해야할 마이클 산체스와 또 다른 공격수 신영수와 손발을 맞췄다. 산체스에게 올려주는 토스가 몇 차례 매끄럽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연습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2단 페인팅이나 서브 등 내가 공격을 시도해서 점수를 낼 생각이 그전까지는 솔직히 있었다"면서 "하지만 올 시즌에는 팀 동료들을 활용해 세트 플레이로 점수를 올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동료 선수들은 주전세터라는 짐을 어깨에 얹게 된 황동일을 계속 격려했다. 코트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오히려 "괜찮다. 힘내"라는 목소리가 더 나왔다. 산체스 역시 올 시즌 손발을 계속 맞춰야 할 황동일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한편 한선수는 이날 LIG 손해보험과 연습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단에 합류하겠다고 말했지만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선수의 개막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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