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두산 선수단은 환호 속 그라운드를 가로질렀고, LG는 인사 후 무거운 발길로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2패 뒤 3연승을 올리더니 연승 기세를 이어가며 첫판 잠실 라이벌을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후 선수단 퇴장 순간에도 희비가 갈렸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정규시즌 2위 LG의 홈경기로 치러진다. 1루측 덕아웃은 LG가, 3루는 두산이 쓴다. 그런데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양 팀 라커룸은 고정돼 있다. 1루 측에 두산의 라커룸이, 3루 측에 LG의 라커룸이 있다.
보통 때는 선수들의 이동이 자연스럽다. 양 팀 선수들은 오가는 길에 복도에서 만나 장난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정을 쌓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 매 경기를 치른다. 흐름을 빼앗기는 팀은 원하는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기 후 퇴장 때는 약속된 룰이 있다. 정규 시즌에도 적용됐던 사항이다. 이긴 팀이 그라운드를 지나 라커룸으로 이동한다. 팬들의 쏟아지는 환호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한다. 패자는 조용히 덕아웃 뒤쪽을 통해 복도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동 경로가 달라 양 팀 선수단이 마주칠 일은 없다.
이날은 승리의 주인공이 된 두산이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1루 측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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